우리들은 굉장히 굉장히 멀리 또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하지만 마음만은 시간과 거리를 초월할 수 있을지도 몰라

이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라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가 혼자서 - 음악은 제외 - 7개월동안 만들어 낸 30분 정도의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혼자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캡쳐한 장면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영상의 퀄리티는 아주 훌륭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봤다면, 아마 이걸 혼자 만들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나는 KBS 애니메이션 특집(그야말로 특집 편성으로 원래는 영화를 할 시간대였던 것 같다)에서 얘기를 듣고 봤기 때문에, 보면서 아주 놀랬던 것 같다. "정말 이걸 혼자 만들었다고?"..

있잖아 우리들은 우주와 지상으로 헤어지게 된 연인들 같아

주인공은 노보루와 미카코라는 이름의 소년,소녀이다. 이들은 중학교를 같이 다니는 친한 친구였다. 하지만 미카코가 UN 우주 원정대의 파일럿으로 뽑히면서 둘은 기약도 없이 헤어지게 된다. 휴대전화의 메일을 통해서 서로 소식을 주고 받지만, 미카코가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게 되자 메일이 도달하는 시간도 길어져서, 결국 마지막 메일은 미카코가 보낸 지 8년 만에 노보루에게 도착하게 된다.

있잖아 난 말이야
그리운 것이 너무 많아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거든
예를 들면 말이야
예를 들면
여름을 동반한
시원스런 비라든가
가을바람의 내음이라든가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이라든가
봄 흙의 부드러움이라든가
한밤중 편의점의 평온한 분위기라든가
그리고 말이야
방과후의 서늘한 공기라든가
칠판지우개의 냄새라든가
한밤중 트럭이`지나가는 소리라든가
소나기 내리는아스팔트의 냄새라든가
그런 것들이
나는 줄곧
미카코와 함께 느끼고 싶었어

연인들이 주고 받는 메일들은 정말 "별의 목소리"라고 부를 만하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서로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아름다운 화면과 어우러져서 시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바로 위에서 인용한 마지막 메일 장면에서는 정말 두 연인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너무나 글과 아름다운 화면에만 의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이라는 한계때문일 수도 있지만, 스토리와 캐릭터는 정교하지 못하다. 특히 아름답고 세밀한 이미지에 비해 인물의 이미지 표현은 좀 아쉽다. 그나마 미카코는 여러가지 표정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있지만, 노보루의 경우는 거의 표정이 없이 몇몇 이미지(익숙하다 못해 진부한)들에만 의존하다보니 다분히 유치하고 또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거기다가 스토리에서는 UN군 부대와 그 출동에 대한 목적 등이 거의 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면 왜 저런 일이 발생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좀 고민을 하게 된다..(에반게리온도 아닌데 왜 어린 소녀가 파일럿으로 뽑혀야 하는건지...-_-;;;) 결과적으로 시간을 초월한 사랑과 기다림을 우주를 넘나드는 휴대전화 메일로 표현했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참으로 훌륭했다고 보지만, 그것을 단편의 길이에 담으려다 보니 스토리가 좀 약해진 것 같고, 아마 이 점은 신카이 마코토 자신도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약점들을 덮을 수 있을 만큼의 아름다움이 있다. 훌륭한 색채를 보여주는 이미지들과 마음을 울리는 대사들,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이 똑같은 의미로 다가가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름답게 느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록 유치하고 미숙하긴 해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많은 보편적인 미(美)를 이 영화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신카이 마코토라는 한 사람이 7개월간 혼자서 뼈를 깎는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정말로 경의를 표한다. 이렇게 개인적이고 유치한 비전이나 상상일지라도, 미적인 형태로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이다.

참조: 위키백과 "별의 목소리"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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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2

영화 2006. 10. 27. 03:55

사실 1편보다 "英雄本色"이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리는 것이 바로 이 2편이다. 겨우 3명이 수백 명의 적들이 기다리고 있는 저택으로 당당하게 찾아가서, 거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전투 속에서 결국 배신자를 처단하고, 온 몸에 상처를 입은 채로 소파에서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그것이 바로 영웅의 모습이다.

이 영화는 내가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영화이다. 1편과 2편 합쳐서, 아마도 수십 번은 족히 봤을 것이다. 1편은 개봉 당시에 보지 못했지만, 2편은 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보았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시내에 조그만 재개봉관이 하나 있었는데 가끔 이 영화 1,2편을 동시 상영할 때가 있었다. 그것도 또 혼자 가서는 1,2편을 한꺼번에 연속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후에도 틈만 나면,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서 봤을 것이다. 당연히 1,2편을 같이 빌려서 한꺼번에 봤던 적이 많다.

이번에 3부작 DVD세트를 사면서, 또 2편을 보게 되었다. 2편을 먼저 본 이유는, 사실 1편은 이미 DVD를 사서 봤기 때문이다..-_-;; 하지만 현재는 2편은 DVD를 따로 구할 수가 없다. 오로지 3부작 세트만이 있을 뿐..^^;; 예전에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2편이 1편보다 주윤발이라는 배우가 더 멋지게 나오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영웅본색 하면 떠오르는 배우는 장국영도 적룡도 아닌 바로 주윤발이다. 1편에서도 멋지지만 배신당한 후의 만신창이가 된 모습은 사실 좀 주윤발답지 않은 모습이다. 그에 비해 2편에서는 그냥 멋지게만 나온다... 1편에서 죽은 소마(맞나?)의 동생이라는 설정인데, 형보다 더 밝고 약간은 장난기있는 캐릭터여서 더 그럴지도 모른다. 2편에서 나오는 약간의 개그는 모두 주윤발의 몫이고, 그런 것들이 실제 1편의 캐릭터보다는 주윤발이라는 배우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전에 "방탄승"인가 하는 이상한 헐리우드 영화를 보니 이제는 꽤 늙어버리셨던데.. 암튼 영웅본색2는 정말 주윤발을 위한 영화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코트를 입고 성냥을 씹는 이미지는 다 2편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여자분들은 장국영이 죽는 모습에 안타까워했겠지만...

스토리 면에서 보면, 1편보다는 힘이 없다. 1편에서 정말 가슴을 울렸던 의리나, 형제애 등은 이 2편에서는 찾기 힘들다. 스토리도 엉성한 데가 많고 - 따지고 보면 한이 없다. 장국영을 쏜 다음에 바로 차를 돌려서 장국영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데 그 조직 사람들이 아무도 몰랐을까 라던지, 갑자기 뜬금없이 나온 그림(만화?) 그리는 할아버지 라던지 - 무엇보다도 사실 너무 경쾌하다..-_-;; 1편과는 분위기가 너무나 다른 것이다. 1편은 홍콩 느와르(사실 이것도 뭔가 개념을 잡기는 참 모호하지만)라고 말할 수 있지만, 2편은 액션 활극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글의 처음에서 말했듯이, 후에 첩혈쌍웅에서 더 우아하고 세련되게 표현되는 장대한 전투씬 - 소수의 영웅이 수십, 수백의 떨거지들을 상대하는 - 이 바로 이 2편에서 처음 모습을 보였고 (다들 아시는 정소동 무술 감독의 작품이다) 장엄하게 느껴지는 첩혈쌍웅보다 더 박진감이 있다는 것이 이 2편의 장점인 것 같다. 거기다가 서비스로 적룡 아저씨의 칼솜씨까지...ㅎㅎ

자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몸을 던져서 뭔가를 해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바보같은 미련한 행동이긴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숭고함이나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영웅본색 2편의 주인공들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유치한 10대에게는 그 이상 멋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중고등학교 시절의 나를 말하는 것이다.ㅎㅎ) 그리고, 지금 다시 봐도..역시 멋지다..-_-;;




영웅본색 3부작 콜렉션 일반판 뉴패키지 박스세트 (dts 3disc)
오우삼 감독, 주윤발 외 출연/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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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 88

영화 2006. 10. 15. 22:15

에어리어 88 20주년 기념 특별판 (2disc)
토리우미 히사유키 감독/DVD 애니 (DVD Ani)

이전에 이미 DVD를 샀었지만 그걸 잃어버려서 또 사게 된 Area 88...
이건 그냥 보통 버전이 아니고, 20th Anniversary 버전이다. 즉 이 OVA가 세상에 나온 지 20년이 되었다는 것.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아직도 이 애니메이션의 퀄리티에는 감탄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 특히 공중 전투 장면의 연출력은 엄청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원래 1985 - 86년에 세 편의 OVA로 나눠서 발표되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DVD는 1,2편을 통합한 극장판과 OVA 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DVD 안의 부클릿에 따르면 OVA 1,2 편은 제작과정에서의 일정 지연 문제로 인해서 50분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나온 것이고 이 극장판이 실제로 기획된 OVA 1편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은 국내 TV에서 두 번 방영되었는데 (한번은 80년대 후반 언젠가 현충일 특집이었고, 두 번째는 89년 추석 특집 방영이었다 한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89년 추석 특집을 본 것 같다) 이 두 번의 방영 모두 이 DVD와 같은 극장판 1편 + OVA 3편으로 방영되었다.



이 작품이 지난 20년간 계속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지는 "세련됨"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비주얼 적인 면에서는 앞서도 언급했던 공중 전투씬의 멋진 연출을 빼놓을 수가 없다. 1편에서의 반군 기지 폭격 장면(커다란 철책을 날개를 접어서 통과하는)이나, 2편의 해리어와의 전투 등은 정말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총탄에 맞은 비행기 내에서 조종사의 헬멧 안으로 피가 퍼지던 장면을 정말 인상적으로 보았다. (좀 잔인하긴 하지만) 올해던가 일본에서 새로운 OVA를 만들었는데, CG를 많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날보다 못하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스토리 상의 세련됨이다. 굉장히 시니컬하고 비극적인 스토리라인을 이 애니메이션은 가지고 있다. 주인공인 카자마 신은 결국 그토록 사랑하고 그리워하던 료코를 결국 보지 못한다. 그 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등장 인물들이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칸자키도 그렇고, 샤키도 마찬가지) 비참하게 죽어가게 된다(보리스나 구엔 등등 많은 외인부대 파일럿들고 그렇고, 사진작가인 록키도 허무하게 죽는다) 결국 료코와 같은 파리에 있었으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에어리어 88로 돌아가는 카자마 신 또한 결국에는 거기서 샤키 등과 함께 죽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비극적이고 시니컬한 스토리 라인, 남성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비장한 대사들이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래 대사들을 보면 그런 부분을 잘 느낄 수가 있다.

뱃 속을 뒤흔드는 엔진 소리, 조금은 지저분한 기름 냄새, 관보다도 좁은 콕핏, 네 마음의 갈증을 가시게 해 주는 것은 그 곳 뿐이야

죽을 장소를 찾는 남자에겐 묘비를 세워 줄 놈도 없어. 지옥에 가는 데 지참금 가져가는 바보는 없다고.


이것은 예전에 나왔던 일반판 DVD의 표지이다. "지옥의 외인부대"라는 TV 방영 제목을 볼 수 있다.


DVD는 이렇게 생겼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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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조금 있음






이 영화는 9/11 당시, 실제로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무너진 잔해 아래에 깔려있다가 구출된 뉴욕 경찰 윌리엄 히메노존 맥러플린에 대한 실화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다른 동료 3명과 함께 인명 구조를 위해서
WTC 아래의 쇼핑몰에서 타워로 장비를 옮기던 도중에 첫 번째 타워가 무너지면서 지하 깊은 곳에 깔리게 되었는데, 결국 윌리엄 히메노는 12시간 후, 존 맥러플린은 22시간 후에야 겨우 구출되게 된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증언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다.

* 실제 존 맥러플린과 윌 히메노



실화와 실제 증언을 바탕에 둔 만큼, 스토리의 힘이 있다. 그 두 사람이 겪은 생존의 투쟁이나, 가족들이 구조되기 전까지 느껴야 했던 고통들이 배우들의 좋은 연기 위에서 훌륭하게 전달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9/11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더 힘있게 나에게 다가 왔다.

하지만, 거꾸로 너무 증언과 사실적인 부분에만 집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윌리엄 히메노존 맥러플린은 영화 제작에 깊이 참여를 했다고 하고 그들의 증언에서 재구성한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장면들 - 예를 들면 윌리엄 히메노가 태양 속에서 예수님이 자신에게 물을 주는 것처럼 상상하는 장면 - 이 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 자신이 참여한 영화에서 올리버 스톤이나 각본가가 자기 맘대로 그런 상상을 했을 거라고 꾸며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렇게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라면.. 대체 왜 만들었냐는 것이다. 사건 자체에 새로운 해석을 한 것도 아니고.. 논쟁적인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한 올리버 스톤이 이번에는 그냥 자신을 완전히 죽이기로 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아마도 올리버 스톤9/11이 세계인으로부터 혹은 미국인들 자신으로부터 온당치 못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것 같다. 즉, 9/11을 핑계로 부시 행정부가 일으킨 여러 가지 일들 -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 등 - 로 인해서, Loose Change와 같은 음모론이 출현하고 부정적인 여론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올리버 스톤은 결국 그 희생자들과 그들이 겪은 아픔을 다시 생각해보자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토록 2시간 동안이나 자세하게 영화로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사람은 다 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굳이 이런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거기다가 욕까지 먹으면서..(이 영화에는 사실 일부 유족들의 반대가 있다 - 위키의 논쟁 부분을 참조하면 알겠지만, 의 곁에서 죽은 도미니크 페줄로의 유족들이 히메노맥러플린에게 내 아들은 당신들을 위해서 죽었는데 어떻게 우리에게 이럴 수 있느냐면서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찡했던 부분은, 의 가족들이 병원에서 보게 되는 실종자들을 찾는 벽보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미 뉴스나 인터넷 등에서 많이 본 것이긴 하지만, 볼 때 마다 찡하다. 그것이 바로 사실의 힘이다. 아마 올리버 스톤은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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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는 그 유명한 Jerry Bruckheimer.. (CSI, 아마게돈, 진주만 등등..) 뭐 역시 잘 만든 오락영화를 일년에 한 편은 꼭 제공해주시는 분이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는 안 보고 결국 추석에 집에서 보게 되었지만, 아마 극장에서 봤어도 돈이 아까웠을 것 같지는 않다... (재밌었다는 뜻이다..^^)

특히 잭 스패로우 역의 조니 뎁이 아주 재미있고 멋진 캐릭터였다. 우울하고 진지한 역만 잘 할 줄 알았더니..저런 유쾌한 캐릭터까지 잘 할 줄은..ㅎㅎ

그리고 음악도 듣다 보면 꽤 좋다. 박력이 넘치는 곡인데, 아래 영상은 YouTube에서 가지고 온 Trailer는 아니고 Music Video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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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휴가의 마지막 날(일요일) MBC에서 보았다. 생각나는 건 히사이시 조의 음악뿐....-_-;;

그런데, 아직 한국 전쟁을 실제로 겪은, 혹은 그 전쟁의 여파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은 이 나라에서.. 조금은 위험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같은 전후 세대야 한국 전쟁을 소재로 환타지든 동화든 뭐든 가능하겠지만..

결정적으로, 거기 나오는 인민군들은 조금 사상적인 투철함이 의심된다는....^^;;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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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 Girls

영화 2006. 10. 7. 22:54

스윙 걸즈 (dts 2disc)
야구치 시노부 감독, 우에노 주리 외 출연/KD미디어



"비밀의 화원", "워터 보이스", 그리고 이 "스윙 걸스"에 이르기까지,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는 사실 너무 비슷하다. 아마 감독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도 이 세 영화는 한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의미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던 사람이,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거기에 전력투구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게 되고,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는 이야기 구조가 세 편의 영화에서 거의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어서, 사실 3부작으로 미리부터 생각해 놓았던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될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 구조가 관객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그렇지만, 사실 관객(아니 대부분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대리 만족을 주기도 하고,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은 정말 생기있고 활력에 넘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게 해주고, 또 나도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희망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이 영화와 야구치 시노부의 다른 영화들이 잘 보여주고 있듯이) 노력과 열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그래서,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또한 평범하지 않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리고 다른 영화 두 편도 계속 마찬가지로..^^;;) 결코 성공을 보여주진 않는다. 이 소녀들은 이제 겨우 스윙을 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첫 공연을 다소간의 실수와 함께 마무리했을 뿐이고, 앞으로 스윙을 계속 할 수 있을지 혹은 스윙을 하면서 또 어떤 시련을 만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잘 되길 바랄 수는 있다. 그리고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이 소녀들이 잘 되길 바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또한 우리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다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 정도는 느꼈을 법한 무언가를 시작하는 벅찬 기분, 우리는 이 소녀들에게서 그것을 느낄 수 있고 기쁜 맘으로 잘 되어 주길 바랄 수 있다. 나 역시, 이 소녀들이 정말 잘 되길 바란다. 그녀들의 스윙이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 줄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스윙 걸스 소녀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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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911

영화 2006. 8. 16. 23:07

화씨 911
마이클 무어 감독, 마이클 무어 외 출연/유니버설 (Universal)



최근 Loose Change (http://video.google.com/videoplay?docid=-2301934902458285549)
라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911 사태의 의문점을 다룬 것으로, 꽤 자세한 근거를 가지고 문제점을 짚어가고 있어서, 인터넷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동영상에는 많은 비판도 따르고 있기도 하다. (http://en.wikipedia.org/wiki/Loose_Change_%28video%29#Criticisms) 그리고, 사실 이 Loose Change에 나오는 얘기들은 진짜 핵심이 아니다. 9/11이라는 사건 그 자체는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부시를 비롯한 미국 행정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테러의 핵심 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못 찾았다는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해준다. 이 9/11로 인해서 일어난 진짜 핵심적인 사건은 이라크 전쟁이며,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는 지점이다.

부시를 조롱하고, 부시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착 관계를 밝히는 전반부(재밌다..)는 조금 가볍게 넘겨도 좋다. 이 영화에서 정말로 집중해서 봐야 할 부분은 후반부이다. 마이클 무어의 고향이기도 한 미시건 플린트라는 가난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 - 가난한 아이들을 골라서 군대에 지원하라는 말을 하는 징병 모집인들, 이라크 전에 나가서 죽은 아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 을 보여주고, 또 반대로 단 한명 밖에는 자식을 이라크로 보내지 않은 미국 하원 의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조지 오웰의 1984로부터의 인용: "근본적으로 전쟁은 굶주림 바로 직전의 상태에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획된다. 전쟁은 지배 계급에 의해서 피지배 계급을 상대로 수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목표는 적에 대한 승리가 아니라 사회 구조 자체의 유지에 있다" 결국 이라크 전도 마찬가지이다. 가난한 하층 계급들이 이라크에서 목숨을 걸고 싸울 때, 부유한 자들은 이라크에서의 사업으로 한 몫을 챙기면서, 높은 곳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외친다. 이라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미군에 의해서 죽는 사람들은 모두 이라크의 가난한 사람들이며, 후세인이 독재를 하던 시절과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아. 지배계급의 사람만 조금 바뀌었다. 물론 본질은 그대로..

이 영화가 칸느에서 최고의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유는 이렇게 핵심을 스트레이트하게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참고로 이 영화에 밀려서 그 다음의 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이 바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 단순히 전반부의 음모론이나 부시 놀리기 수준에 그쳤다면, 이 영화는 Loose Change나 다를 바 없었을 것이고, 그냥 논란거리가 좀 있는 영화 수준(아닌게 아니라 위키에 가보면 이 영화에도 많은 논쟁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Fahrenheit_9/11_controversy )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후반부의 훌륭한 통찰은 이 영화를 그런 논란을 가볍게 뛰어넘게 만들어주었고, 이 영화가 정말 대단한 이유이다. 부시가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이 영화는 사실 마이클 무어 자신이 말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거둔 대중적인 성공은, 진실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직도 이라크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팔레스타인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서 진실을 알아가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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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영화 2006. 8. 13. 00:11
 괴물의 컴퓨터 그래픽, 꽤 좋았다. 특히 움직임(다리 아래에서 그 꼬리를 이용해서 움직이는 장면)
합동분향소...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합동분향소에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80년의 광주, 삼풍,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대학 1학년이던 92년, 처음으로 최루탄 가스를 마셨을 때 정말 죽을 것 같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망치듯이 골목으로 들어가서는 구토를 했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가스로 자욱한 한강변에서 피를 토해내는 박해일을 보니 그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

엔딩 자막을 보니, 양궁지도에 전 국가대표 오교문 선수의 이름이.... 그런데, "화염병제작지도"는 왜 없는지....ㅎㅎ 아주 잘 만들던데.. 혹시 박해일 자신이 화염병 제작의 고수는 아닐 것이고..-_-;; 누군가에게서 배웠을 텐데..

첫 장면에서 포르말린 버리라고 하는 그 미국인.. CSI 라스베가스에서 캐서린 아버지로 나오는.. 그 카지노 주인이자 조폭 두목인 아저씨.. 그 사람이다. 이름은 스캇 윌슨.. CSI에서의 이름은 샘..

암튼, 재밌는 영화였다. 간간히 웃기는 것도 그렇고..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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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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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불패

영화 2006. 5. 21. 00:16

지난주 TV에서 "동방불패"를 또 봤다. 지금까지 몇 번을 봤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보긴 했지만, 이번에는 꽤 오랜만이었다. 이 영화가 개봉된 것이 대학교 1학년이었던 92년 봄으로 기억하는데, 극장에서만 한 3번 정도 봤던 것 같다.

암튼 이 영화에서 임청하는 정말 대단했다. 영호충과 호수에서 술을 먹는 장면, 마지막에 수를 놓던 실로 엄청난 무공을 펼치던 장면, 그리고 정말 아름다웠던 마지막 죽는 장면 등등은 정말 임청하란 배우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영화 이후 백발 마녀전등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기도 했었지만, 이 영화가 단연 최고다.










첩혈가두의 히로인 - 히로인이라고 하기는 좀 비중이 작지만 - 원결형도 좋아라했던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이쁘게 나오지는 않았던 듯..



암튼, 예전에 정말 좋아했던 영화를 오랜만에 보니, 감흥도 새롭고 참 좋았다. 그리고 임아행이 영호충에게 하는 이 대사 "사람이 강호이고, 강호가 사람인데 어떻게 사람이 강호를 떠날 수가 있는가" 는 정말 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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