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OZZYZ님의 블로그를 읽기 전에는 아포칼립토가 멜 깁슨의 영화인지도, 마야 문명에 대한 영화인지도 몰랐지만, 글 보고나서부터 흥미가 생기더니 결국은 보고 말았다.
보기 전에 나의 흥미를 끈 부분은 엄청난 고증을 거쳐서 재현했다는 마야 문명의 도시와 생활상, 그리고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 등이었지만...막상 영화를 볼 때는 그냥 너무 재밌게 봐버리고 말았다.
특히 주인공 "표범발"이 탈출에 성공한 뒤부터 결국 모든 제국의 군사들을 물리치고 아내와 아이를 구하기 까지의 부분은 정말로 숨쉴 틈이 없을 정도이다. 이 장면은 현대극의 액션 씬이나 추격 씬 못지 않은 긴박감과 재미가 있다. "표범발"은 현대극의 영웅들 못지 않게 멋있다.
물론 OZZYZ님의 블로그와 여러 블로그들과 기사들에서 볼 수 있는 정치적인 비판에서 이 영화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왜냐하면 다들 알다시피, 마야 제국(잉카와 아스텍도 포함시키자)이 무너진 것은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제국이 전성기를 지난 시점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수적으로 훨씬 적었던 스페인군에게 진 것은 자신들의 잘못도 매우 크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 군의 우수한 장비(말, 총 등등)와 스페인군이 부지불식간에 신대륙으로 가져온 유럽의 병균 등이 이 거대 제국들이 붕괴한 더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서두에 인용한 듀란트의 말 - 위대한 문명은 외부의 침입에 의해 정복당하기 전에 내부로부터 먼저 붕괴된다 - 과 마지막 장면 - 스페인의 군사들과 성직자들이 상륙하는 장면 - 을 통해서, 아주 위험한 편견을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뭐 이 논리를 따르면 미국은 베트남, 이라크 등등을 통해서 이미 유사한 짓을 수없이 하고 있으니..이제 곧 망해야 하나? 하지만 미국은 스페인과 같은 외부의 더 강한 적이 없으니..
하지만 아주 재미있고 매력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장면(심장을 꺼내는 장면이 꽤 리얼하게 표현되어 있다)등에서 많은 잔인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런 장면들로 인해서 몰입에 방해받지도 않는다. 그런 장면들이 영화 스토리에 잘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멜 깁슨의 전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못 봤는데, 그것도 보고 싶어졌다.
* 아무리 봐도 이 주인공(극중 이름의 표범의 발이다) 호나우딩요를 참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_-;;
* 촬영감독이 누구냐면, "늑대와 춤을"을 찍었던 딘 세믈러이다. 최선의 선택이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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