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SIT TIMMY TOMORROW

NBA 2007. 5. 17. 01:26
오늘 PoundingTheRock.Com이라는 Spurs 관련 블로그에 누군가 글을 올렸다. 제목은 "My Crazy Game 5 Idea" .. 내용인즉슨, 팀 던컨을 내일 쉬게 하자는 것. 상대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보리스 디아우 두 명이나 빠지니까..사실 이대로는 공정한 승부는 아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지만...-_-;;

암튼 내일 게임은 이겨도 탈. 져도 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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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택근무를 해서, SBS 스포츠 채널 라이브로 이 경기를 볼 수가 있었다. 물론 보면서 일도 했지만........^^;;

암튼, 지저분하게 저버렸다. 3쿼터까지 줄곧 앞서다가 4쿼터에 역전당한 것도 아픈데, 마지막에 로버트 오리가 내쉬한테 아주 매너없는 거친 파울까지 해버리는 바람에...암튼 완전하게 졌다. 스코어는 104-98. 시리즈 스코어는 2-2. 물론 아직 기회는 있지만, 오늘 이겼으면 시리즈를 쉽게 가져올 수도 있었는데..아쉽다. 그리고 댈러스 매버릭스라면 몰라도 피닉스 선즈에게 4쿼터 접전에서 지다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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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로버트 오리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느라(^^;;;) 브루스 보웬은 조용하게 넘어갔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이곳저곳에서 까이고 있겠지만....-_-;; 개인적으로는 보웬의 그런 수비를 볼 때마다 참 안타깝다. 나는 보웬의 그런 플레이들을 고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수비 동작은 아주 위험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상대 선수를 수비함에 있어서 언제나 스텝으로 따라가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상대 선수가 슛할 때 손만 까딱한다던지, 상대의 돌파를 손으로 따라가는 시늉만 한다던지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Step First 마인드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NBA 넘버원 Perimeter Defender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수비는 자신이 다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하는 용기있는 플레이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그는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 선수가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수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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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고 응원하는 팀의 핵심 선수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의 비난에 맞서서 옹호하고 싶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생각을 피력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제발 우리 스퍼스 선수건 상대팀 선수건 간에, 다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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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패배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다행인건 브렌트 배리의 부활이다. 플레이오프 내내 전혀 컨디션을 못 찾더니, 이 날 게임에서는 특유의 3점이나 센스있는 패스 플레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배리가 앞으로 남은 선즈와의 게임에서 이 날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스퍼스의 경기 운영은 매우 편해질 수 있다. 그리고 더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선즈를 괴롭힐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선즈의 수비에 당하고 있는 건 그만큼 스퍼스의 공격 옵션이 많이 파악되었다는 것이고, 브렌트 배리의 패싱 센스나 3점은 그런 부분을 많이 경감시켜 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암튼 앞으로 남은 5,6,7차전. 물론 스퍼스 팬으로서 이기기를 바란다. 그리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선즈가 대단한 팀이긴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매버릭스나 스퍼스보다는 강하지 않다고 본다.


* 덕 노비츠키가 드디어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기분은 좋지 않겠지만.. 암튼 첫 유럽 출신 MVP에게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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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또 피를 봤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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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개인적인 일 때문에 후반만 보았다. 참 어려운 게임을 하긴 했지만, 너무나 중요한 3차전을 잡았다. 이로써 시리즈를 이길 확률이 꽤 높아졌다.

오늘도 스퍼스에 운이 따랐다. 마누가 돌파를 하다가 상처를 입었고 피가 조금 흘렀던 것 같다. 하지만 1차전 선즈내쉬와는 다르게, 출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고 오히려 그것이 마누의 승부욕을 잠시(?) 자극했던지 연속득점을 성공하면서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팀 던컨의 엄청난 활약(33점 19리바운드)을 기반으로 해서, 결국 108-101의 승리.

확실히 전력차가 거의 없는 강팀들이라,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승부를 가른다. 오늘도 유리한 심판콜도 많았고, 마누가 당한 상처도 그렇고, 암튼 스퍼스에게 운이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것도 던컨을 비롯한 스퍼스 전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플레이오프 시즌이라고 월페이퍼가 한 게임에 2장씩 나오는데, 위의 것은 마누가 나온 버전이고, 2번째 버전은 탈 많고 말 많은 브루스 보웬이 주인공이다..-_-;; 솔직히 연속으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데다가(2번째 게임의 스타더마이어에 대한 것과 오늘 내쉬를 무릎으로 깐 것) 거기다가 아마레는 Dirty 어쩌구 저쩌구.. 암튼, 수비능력과 상관없이, 이런 일이 계속되면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나쁜 영향이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제발 상대 팀 선수들이 안 다치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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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4차전마저 이기면 시리즈를 이길 확률은 90%이상이 될 거라고 본다. 4차전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비롯한 선즈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남다를 것 같다. 아주 터프한 게임이 될텐데, 극복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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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샌안토니오로 옮겨서 3,4차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번 시리즈는 정말 2005년과는 너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즈는 그 때에 비하면 많은 발전이 눈에 띄고 반면 스퍼스는 하락.. 암튼,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Key가 될 수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 잠깐 썰을 풀어 보겠다.

당연히 현재 잘 해주고 있는 양 팀의 핵심 선수들 - 스퍼스의 팀 던컨, 토니 파커, 브루스 보웬과 선즈의 스티브 내쉬,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숀 매리언 - 은 제외다. 플레이오프는 치열한 만큼 이런 핵심 선수들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더 중요하다. 특히 선즈와 피닉스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끼리의 대결에서는 한 방울의 힘이라도 더 짜내는 쪽이 당연히 승리한다.

1. 보리스 디아우, 레안드로 발보사 (피닉스 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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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두 선수는 1,2차전을 통털어 - 물론 특히 2차전 - 스퍼스에게 가장 골치아픈 선수들이었다. 레안드로 발보사는 엄청난 스피드로 스퍼스의 강력한 트랜지션 디펜스를 몇 차례 혼자서 돌파했었고, 보리스 디아우는 선즈의 공격이 안 풀리거나 벤치 멤버들이 나온 시점에서 1:1 공격으로 선즈의 공격에 활로를 뚫어주었다. 스퍼스로서는 이 두 선수의 수비 대책이 절실하다.

2. 컷 토마스, 라자 벨의 수비력 (피닉스 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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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선즈에게는 수비라는 것이 사실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올해의 선즈는 다르다. 이 두 선수는 사실상 스퍼스를 막기 위해서 데려온 선수들이다. 특히 2번째 게임에서 이 두 선수는 지노빌리와 던컨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었고, 이 것이 가장 큰 스퍼스의 패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스퍼스는 핀리등의 공격옵션을 사용하는 패턴을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이다. 1차전처럼 던컨 & 파커 만으로는 이제는 이기기 힘들다.

3. 마누 지노빌리 (샌안토니오 스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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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 지노빌리가 너무 안 터지고 있다. 사실 지노빌리는 스퍼스의 빅3, 핵심 선수이다. 이런 선수가 1,2차전 통털어 14점밖에 득점하지 못 했다. 사실 지노빌리가 득점이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4쿼터에 가장 많은 것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것이 안 된다. 시리즈를 이기려면 (나아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지노빌리의 활약은 스퍼스에겐 필수이다.

4. 브렌트 배리 (샌안토니오 스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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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핀리는 현재도 자신의 몫을 100% 해주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브렌트 배리도 같이 터져야 한다. 스퍼스에게 가장 좋은 패턴은 던컨의 지휘 아래 터지는 외곽포이다. 이런 외곽포가 터지는 날에는 스퍼스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 이런 외곽포의 일원 중의 하나가 부진하니 그만큼 위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배리는 외곽포외에도 속공 전개나 경기 운영에서 팀에 많은 것을 해줘야 하는 선수이다. 적어도 홈에서의 한 게임 정도는 배리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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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모두 보진 못하고 틈날때마다 SopCast로 조금씩 봤다. 그런데 하필 본 중에 가장 중요한 장면을 보고야 말았으니, 3쿼터 던컨의 4파울...-_-;; 파울 트러블로 벤치에 물러나는 던컨을 보면서 오늘은 확실히 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4쿼터 초반을 보았으나,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선즈의 공격과 수비에 떡실신당하는 스퍼스의 모습 뿐이었다..-_-;;

그리고 결국 101-81, 20점차의 완패. 박스스코어를 보아 하니 오늘 제 몫을 한 건 던컨 뿐인데, 그것도 어시스트가 단 하나 뿐이다. 특히 마누브렌트 배리가 3점슛이 하나도 없는 게 좀 안타깝다. 이 두 선수가 좀 살아줘야 할텐데 말이다.

이제 이전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3차전은 정말로 중요한 한 판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듯 하다. 주말에 하니까 게임 전체를 볼 수 있을텐데...마음의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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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상과는 달리 1차전을 스퍼스가 111-106으로 접수했다. 경기 양상은 2005년 서부컨퍼런스 결승의 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양팀 다 100점을 넘겼으니 일견 숫자 상으로는 선즈 스타일의 공격 농구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경기의 주도권은 줄곧 스퍼스에게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공로는 엄청난 슈팅력을 보여준 토니 파커가 아니라, All Defensive Team의 두 멤버 - 팀 던컨브루스 보웬 - 가 이끄는 스퍼스의 수비에게 있다. 비록 그들의 Average보다 더 많은 점수를 허용하긴 했지만, 선즈라는 팀이 워낙 강력하기도 하거니와 득점을 줄이기보다는 스티브 내쉬의 패싱 레인을 차단해서 볼 흐름을 방해해서 고른 득점을 방해하는 식의 수비를 했던 탓도 있다. 결과적으로 내쉬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제외하고는 - 레안드로 발보사는 잘 했지만 그건 패싱 게임의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 다른 선수들(숀 매리언, 보리스 디아우 등)은 그다지 게임에 뭔가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선즈는 그 2005년의 어린 선수들이 아니었다. 스퍼스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와중에도 거의 점수차가 나지 않게 유지했던 그 끈적끈적함은 확실히 이전에 비해서 달라진 점이었다. 아마 MVP 내쉬가 코를 다치지 않고 마지막 1분을 계속 뛰었더라면, 경기는 선즈에게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4쿼터에 사실 마누 지노빌리가 필요했다. 스티브 내쉬가 연속적인 픽앤롤에 의한 어시스트와 3점 슛등으로 추격해 올 때, 스퍼스로서는 4쿼터의 사나이인 마누의 빅 플레이들이 필요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조금 잠잠한데, 이 강력한 상대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노빌리의 활약이 필수이다. 물론 이 날 게임도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리바운드 등의 허슬 플레이에서는 팀에 매우 공헌을 했다.

이 1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에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퍼스 홈에서 열리는 3차전. 스퍼스가 피닉스에서 2승을 한다고 해도, 3차전을 진다면 틀림없이 7차전까지 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엇비슷한 팀이 7차전에서 최종 승부를 가려야 한다면, 그 결과는 오로지 신만이 알수 있는, 아주 사소한 파울 콜 하나, 턴오버 하나, 심지어는 슛이 림의 어느 부분에 맞느냐 하는 그런 사소하고 어떻게 보면 참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승부를 가리게 될 것 같다.

암튼 보기에 정말 즐거운 시리즈가 될 것이다. 스퍼스의 승패를 떠나서 경기 자체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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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 월페이퍼가 파이널까지 다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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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되는 스토리였던 것이다. 최강 댈러스 매버릭스가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6차전을 111-86으로 지면서 시리즈 전적 4-2로 탈락. 42승의 8위 팀이 67승이나 거둔 1위팀을 상대로 거둔 정말 동화같은 스토리.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를 가득 메운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열광적인 관중들과 그 성원에 힘입어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선수들...이거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2002년 월드컵과 한국 대표팀을 생각했다. 그 당시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서 명백하게 한 가지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리즈의 결과도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다. 골든스테이트가 잘 하기도 했고, 댈러스가 못 하기도 했으며, 댈러스의 오늘을 만든 인물 중의 하나인 돈 넬슨이 하필 골든스테이트의 감독이기도 했고, 덕 노비츠키가 부진하기도 했다. 배론 데이비스스티븐 잭슨이 잘하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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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아직도 나는 만약 댈러스와 골든스테이트가 연속으로 100번을 붙는다면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쪽은 댈러스라고 확신한다. 두 팀의 힘의 차이는 이 시리즈의 결과랑은 상관없이 분명히 존재하며 댈러스가 위인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고 이 시리즈의 결과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7전 4선승제의 시리즈가 그래서 재미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스포츠가 그래서 재미가 있는 것이다. 언제나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 강팀이 약팀에게 언제나 질 수 있다는 것. 직접 그 안에 있는 사람들 - 이를테면 마크 큐반 ㅎㅎㅎ - 에게는 가슴아플 수 있는 결과이지만, 스포츠 팬의 입장에서는 그런 여러 가지 의외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더 재밌고 즐거울 수 있다. 이 시리즈처럼...

암튼, 아주 재밌고 즐거웠던 시리즈였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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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의 빅샷랍에 이어서, 5차전은 마이클 핀리가 빛난 하루였다. 마이클 핀리는 3점 시도 9번중에서 8번을 적중시키는 놀라운 성공률을 보이면서 - 이건 스퍼스의 플레이오프 한 게임 최다 3점 기록이다 - 팀의 93-78 승리에 기여했다. 이 5차전의 승리로 스퍼스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덴버 너게츠를 탈락시키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다.

시리즈의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변함없이 게임은 스퍼스의 페이스였다. 2쿼터 말에는 덴버의 블레이크에게 연속 3점을 맞으면서 4점차로 뒤지기도 했었지만, 3,4쿼터에는 사실상 너게츠를 압도해버리면서 낙승을 했다.

Denver Nuggets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팀 중의 하나인 덴버는 그들의 장기를 발휘할 공간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페이스 속에서 캠비는 수비 말고는 할 게 없었고 네네는 자기 자리를 몰라서 헤메고 있었으며 블레이크는 공을 잡고도 슛을 해야 할지 패스를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지난번 4차전 감상기에서 인용한 조지 칼의 인터뷰 - 우리 선수들은 스마트함이 조금 부족해 - 는 결국 이 시리즈가 5게임만에 끝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에이스 카멜로 앤써니는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스코어러인지를 증명했고, 네네와 블레이크도 소중한 경험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4-1이라는 시리즈 스코어와는 달리, 경기 양상은 대부분 접전이었고, 내 예상(^^;;)과는 달리 힘의 차이는 정말로 말 그대로 종이 한장 차이였다.

Allen Iverson

팀의 패배를 한 선수에게 돌리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긴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패배에 앨런 아이버슨은 사실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왜냐하면, 덴버는 이번 시리즈의 승부를 앨런 아이버슨에게 걸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용기와 근성으로 골밑을 공략하는 작은 거인 아이버슨이라면, 샌안토니오의 그 강력한 수비에 구멍을 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조지 칼은 생각했을 것이다. 팀 전체의 능력이 떨어지는 덴버로서는 좋은 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아이버슨의 모습은 조금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낮은 슛 성공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너무 많은 슛을 쏜 사실을 지적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너무 약했다. 팀의 공격의 선봉을 맡았다면, 그리고 그게 우리가 아는 심장으로 농구하는 아이버슨이라면 더욱 더 공격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인사이드를 파고들어야 했던게 아닌가 싶다. 이번 시리즈에서의 앤써의 모습은 너무 조심스러워하고 또 긴장한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새로운 팀에서 첫번째 플레이오프였기 때문에 많은 부담이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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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al Finley

이 날 마이클 핀리는 신들린 듯한 3점 성공률(8/9)을 보여주었다. 댈러스에서 뛰던 시절에 비하면 운동능력이 많이 저하된 마이클 핀리이지만, 그래도 팀에 많은 다양성을 제공해 주는 유용한 선수이다. 빅3외에는 유일하게 혼자서 드리블이나 포스트 업을 사용해서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이며, 고참으로서 팀의 리더 역할도 훌륭하게 해내는 선수이다.

댈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어느새 이제는 스퍼스에 훌륭하게 녹아들어서 스퍼스에서 아주 오래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리어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번 시즌 스퍼스의 일원으로서 반지를 차지할 수 있다면 정말 해피 엔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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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차이로 시소게임을 하고 있는 경기 막판의 승부처. 3점 라인 뒤에 어슬렁거리던 로버트 오리는 공을 받자마자 조금의 주저없이 받자마자 슛을 날렸다. 그리고 그 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그물이 출렁거렸다. 순간 상대팀은 머리를 감싸쥐면서 절망했고, 팀 동료들은 환호하면서 그를 껴안으면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해설자는 연신 "Unbelievable" 혹은 "Are U Kidding Me?"를 연발하며 로버트 오리의 이름을 불러댔다.

가만, 이건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 아니던가. 그렇다. 이 장면은 정말 지겹도록 반복되는 유명한 장면 중의 하나이다. ESPN의 빌 시몬스는 그의 칼럼 말미에서 자신이 친구에게 TV에서 로버트 오리의 예전 유명한 게임이 방영된다고 말을 한다면 그 친구는 틀림없이 "그 중에 어떤 것을 말하는거지?" 라고 질문할거라고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제 이 장면은 거의 유사한 패턴으로 또 한번 현실에서 반복되었다. 나는 눈을 비비면서, 내 눈 혹은 내 뇌를 의심했건만, 그렇지 않았다. 또 하나의 Déjà vu(데자 뷰).

그렇다. 오늘 로버트 오리는 또 다시 그의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는 3점슛 한방을 깨끗하게 성공하면서, 그의 살생부에 "덴버 너게츠"라는 또 하나의 팀을 추가했다. 그리고 물론 이제 그는 덴버에서도 공공의 적으로, 대낮에 길거리를 활보하지는 못 하겠지만..

암튼 대단하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클러치"라는 능력은 허구에 가깝다 - 기억이란 것은 언제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 고 생각하지만, 로버트 오리를 보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를 지도하는 코치조차 3차전 - 어제는 4차전이었고, 그 전 게임인 3차전에서도 그는 스틸에 이어서 3점슛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추를 가져온 바 있다 - 직후의 인터뷰에서 "나도 왜 그런지는 전혀 모르겠는데, 이 친구는 항상 해내더라고. 그는 스틸을 하거나 슛을 넣거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주거나 하지. 그것도 그게 꼭 필요할 때 말이야." 라고 했다. 팀 동료 마이클 핀리는 "다른 선수가 했다면 바보같은 플레이였겠지만, 로버트가 한다면 우리는 성공하든 실패하든간에 그냥 받아들이지. 로버트 오리니까. 아마 로버트 오리같은 선수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을거야. 내 생각에 그건 DNA같아"라는 역시 합리적이지 못하긴 하지만 일리있는 말을 하고 있다.

ESPN의 빌 시몬스라는 칼럼니스트는 95년 - 파이널 5차전, 거의 혼자 힘으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박살내고 스퍼스에게 3-2 리드를 가져다준 바로 그 게임 직후 - 에 쓴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He's the guy sitting at the table with a towering stack of chips, the guy who never chases a bad hand, the guy who makes your heart pound when he's staring you down. You never remember the hands he lost, but you always remember the ones he won. And when he finally cashes out and gets up from the table, you hope you never have to see him again."
"그는 칩을 가득히 쌓아두고는 앉아 있지. 이 친구는 절대 나쁜 패에는 따라가지 않아. 그가 당신을 내려다 보면 당신의 심장은 벌벌 떨리지. 당신은 아마 이 친구가 진 판은 절대로 기억하지 못할걸. 이긴 판만 기억날거야. 마지막에 이 친구가 돈을 찾아서 나가면, 당신은 앞으로는 다시는 이 친구와 만나지 말기만을 바라게 될 걸"

그렇다. 우리는 그가 사실 못 했던 것은 기억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로버트 오리는 위대한 스탯이나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잘한 날보다는 못한 날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날은 별로 기억 못한다.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6번이나 최종 승리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아무리 클러치 슛을 지금까지 한 것보다 더 많이 했어도, 그가 6번이나 반지를 끼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그를 덜 기억하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로버트 오리가 6번이나 챔피언 팀에서 한 몫을 하게 된 것은 그의 빅 플레이보다는, 그의 스탯에 나오지 않는 소소한 플레이들, 팀의 조연으로서 훌륭하게 수행해내는 수많은 도움 플레이들이었다. 그게 그의 진정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끔 나오는 빅 샷은 일종의 보너스다. 보너스치고는 좀 과하긴 하지만 말이다.

* 로버트 오리의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가면 "Big Shots"라는 항목이 별도로 있다. 거기에 나오는 슛들은..
1. 95년 휴스턴 시절 올랜도 매직과의 파이널 3차전의 위닝 3점슛
2. 97년 레이커스 시절 유타 재즈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에서 7개의 3점슛을 모두 성공.
3. 2001년 필라델피아와의 파이널 3차전 47.1초를 남기고 4점차로 벌리는 3점슛
4. 2002년 포틀랜드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 결승 3점슛
5. 2002년 새크라멘토와의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 시리즈를 2-2로 만든 바로 그 역전 3점슛
6. 2005년 스퍼스 vs 피스톤즈의 파이널 5차전 결승 역전 3점슛
7. 2007년 어제 덴버 전에서의 그 슛

* 이 경기 얘기를 조금 하자면 - 그래도 제목이 "감상기"기 때문에 - 덴버는 1쿼터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신들의 리듬으로 경기했던 적이 거의 한 순간도 없었다고 본다. 계속 샌안토니오의 느린 리듬에 말려서 너무나 힘든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고생은 엄청나게 하면서 계속 리드를 지켜나갔지만, 4쿼터에 결국 역전당하면서 저버렸는데, 2차전이였던가 암튼 조지 칼이 말하길 "우리 선수들의 파이팅이나 의지는 믿어 의심치 않지만, 스마트함에 있어서는 조금 모자란 것을 느낀다"라고 했다는데, 그게 정답이다. 결국 스퍼스의 플레이오프 경험이나 그 동안 쌓아온 승리의 노하우에 진 거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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