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샌안토니오로 옮겨서 3,4차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번 시리즈는 정말 2005년과는 너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즈는 그 때에 비하면 많은 발전이 눈에 띄고 반면 스퍼스는 하락.. 암튼,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Key가 될 수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 잠깐 썰을 풀어 보겠다.

당연히 현재 잘 해주고 있는 양 팀의 핵심 선수들 - 스퍼스의 팀 던컨, 토니 파커, 브루스 보웬과 선즈의 스티브 내쉬,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숀 매리언 - 은 제외다. 플레이오프는 치열한 만큼 이런 핵심 선수들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더 중요하다. 특히 선즈와 피닉스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끼리의 대결에서는 한 방울의 힘이라도 더 짜내는 쪽이 당연히 승리한다.

1. 보리스 디아우, 레안드로 발보사 (피닉스 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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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두 선수는 1,2차전을 통털어 - 물론 특히 2차전 - 스퍼스에게 가장 골치아픈 선수들이었다. 레안드로 발보사는 엄청난 스피드로 스퍼스의 강력한 트랜지션 디펜스를 몇 차례 혼자서 돌파했었고, 보리스 디아우는 선즈의 공격이 안 풀리거나 벤치 멤버들이 나온 시점에서 1:1 공격으로 선즈의 공격에 활로를 뚫어주었다. 스퍼스로서는 이 두 선수의 수비 대책이 절실하다.

2. 컷 토마스, 라자 벨의 수비력 (피닉스 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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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선즈에게는 수비라는 것이 사실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올해의 선즈는 다르다. 이 두 선수는 사실상 스퍼스를 막기 위해서 데려온 선수들이다. 특히 2번째 게임에서 이 두 선수는 지노빌리와 던컨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었고, 이 것이 가장 큰 스퍼스의 패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스퍼스는 핀리등의 공격옵션을 사용하는 패턴을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이다. 1차전처럼 던컨 & 파커 만으로는 이제는 이기기 힘들다.

3. 마누 지노빌리 (샌안토니오 스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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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 지노빌리가 너무 안 터지고 있다. 사실 지노빌리는 스퍼스의 빅3, 핵심 선수이다. 이런 선수가 1,2차전 통털어 14점밖에 득점하지 못 했다. 사실 지노빌리가 득점이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4쿼터에 가장 많은 것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것이 안 된다. 시리즈를 이기려면 (나아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지노빌리의 활약은 스퍼스에겐 필수이다.

4. 브렌트 배리 (샌안토니오 스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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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핀리는 현재도 자신의 몫을 100% 해주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브렌트 배리도 같이 터져야 한다. 스퍼스에게 가장 좋은 패턴은 던컨의 지휘 아래 터지는 외곽포이다. 이런 외곽포가 터지는 날에는 스퍼스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 이런 외곽포의 일원 중의 하나가 부진하니 그만큼 위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배리는 외곽포외에도 속공 전개나 경기 운영에서 팀에 많은 것을 해줘야 하는 선수이다. 적어도 홈에서의 한 게임 정도는 배리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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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모두 보진 못하고 틈날때마다 SopCast로 조금씩 봤다. 그런데 하필 본 중에 가장 중요한 장면을 보고야 말았으니, 3쿼터 던컨의 4파울...-_-;; 파울 트러블로 벤치에 물러나는 던컨을 보면서 오늘은 확실히 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4쿼터 초반을 보았으나,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선즈의 공격과 수비에 떡실신당하는 스퍼스의 모습 뿐이었다..-_-;;

그리고 결국 101-81, 20점차의 완패. 박스스코어를 보아 하니 오늘 제 몫을 한 건 던컨 뿐인데, 그것도 어시스트가 단 하나 뿐이다. 특히 마누브렌트 배리가 3점슛이 하나도 없는 게 좀 안타깝다. 이 두 선수가 좀 살아줘야 할텐데 말이다.

이제 이전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3차전은 정말로 중요한 한 판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듯 하다. 주말에 하니까 게임 전체를 볼 수 있을텐데...마음의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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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상과는 달리 1차전을 스퍼스가 111-106으로 접수했다. 경기 양상은 2005년 서부컨퍼런스 결승의 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양팀 다 100점을 넘겼으니 일견 숫자 상으로는 선즈 스타일의 공격 농구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경기의 주도권은 줄곧 스퍼스에게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공로는 엄청난 슈팅력을 보여준 토니 파커가 아니라, All Defensive Team의 두 멤버 - 팀 던컨브루스 보웬 - 가 이끄는 스퍼스의 수비에게 있다. 비록 그들의 Average보다 더 많은 점수를 허용하긴 했지만, 선즈라는 팀이 워낙 강력하기도 하거니와 득점을 줄이기보다는 스티브 내쉬의 패싱 레인을 차단해서 볼 흐름을 방해해서 고른 득점을 방해하는 식의 수비를 했던 탓도 있다. 결과적으로 내쉬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제외하고는 - 레안드로 발보사는 잘 했지만 그건 패싱 게임의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 다른 선수들(숀 매리언, 보리스 디아우 등)은 그다지 게임에 뭔가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선즈는 그 2005년의 어린 선수들이 아니었다. 스퍼스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와중에도 거의 점수차가 나지 않게 유지했던 그 끈적끈적함은 확실히 이전에 비해서 달라진 점이었다. 아마 MVP 내쉬가 코를 다치지 않고 마지막 1분을 계속 뛰었더라면, 경기는 선즈에게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4쿼터에 사실 마누 지노빌리가 필요했다. 스티브 내쉬가 연속적인 픽앤롤에 의한 어시스트와 3점 슛등으로 추격해 올 때, 스퍼스로서는 4쿼터의 사나이인 마누의 빅 플레이들이 필요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조금 잠잠한데, 이 강력한 상대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노빌리의 활약이 필수이다. 물론 이 날 게임도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리바운드 등의 허슬 플레이에서는 팀에 매우 공헌을 했다.

이 1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에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퍼스 홈에서 열리는 3차전. 스퍼스가 피닉스에서 2승을 한다고 해도, 3차전을 진다면 틀림없이 7차전까지 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엇비슷한 팀이 7차전에서 최종 승부를 가려야 한다면, 그 결과는 오로지 신만이 알수 있는, 아주 사소한 파울 콜 하나, 턴오버 하나, 심지어는 슛이 림의 어느 부분에 맞느냐 하는 그런 사소하고 어떻게 보면 참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승부를 가리게 될 것 같다.

암튼 보기에 정말 즐거운 시리즈가 될 것이다. 스퍼스의 승패를 떠나서 경기 자체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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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 월페이퍼가 파이널까지 다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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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되는 스토리였던 것이다. 최강 댈러스 매버릭스가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6차전을 111-86으로 지면서 시리즈 전적 4-2로 탈락. 42승의 8위 팀이 67승이나 거둔 1위팀을 상대로 거둔 정말 동화같은 스토리.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를 가득 메운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열광적인 관중들과 그 성원에 힘입어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선수들...이거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2002년 월드컵과 한국 대표팀을 생각했다. 그 당시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서 명백하게 한 가지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리즈의 결과도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다. 골든스테이트가 잘 하기도 했고, 댈러스가 못 하기도 했으며, 댈러스의 오늘을 만든 인물 중의 하나인 돈 넬슨이 하필 골든스테이트의 감독이기도 했고, 덕 노비츠키가 부진하기도 했다. 배론 데이비스스티븐 잭슨이 잘하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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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아직도 나는 만약 댈러스와 골든스테이트가 연속으로 100번을 붙는다면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쪽은 댈러스라고 확신한다. 두 팀의 힘의 차이는 이 시리즈의 결과랑은 상관없이 분명히 존재하며 댈러스가 위인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고 이 시리즈의 결과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7전 4선승제의 시리즈가 그래서 재미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스포츠가 그래서 재미가 있는 것이다. 언제나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 강팀이 약팀에게 언제나 질 수 있다는 것. 직접 그 안에 있는 사람들 - 이를테면 마크 큐반 ㅎㅎㅎ - 에게는 가슴아플 수 있는 결과이지만, 스포츠 팬의 입장에서는 그런 여러 가지 의외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더 재밌고 즐거울 수 있다. 이 시리즈처럼...

암튼, 아주 재밌고 즐거웠던 시리즈였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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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의 빅샷랍에 이어서, 5차전은 마이클 핀리가 빛난 하루였다. 마이클 핀리는 3점 시도 9번중에서 8번을 적중시키는 놀라운 성공률을 보이면서 - 이건 스퍼스의 플레이오프 한 게임 최다 3점 기록이다 - 팀의 93-78 승리에 기여했다. 이 5차전의 승리로 스퍼스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덴버 너게츠를 탈락시키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다.

시리즈의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변함없이 게임은 스퍼스의 페이스였다. 2쿼터 말에는 덴버의 블레이크에게 연속 3점을 맞으면서 4점차로 뒤지기도 했었지만, 3,4쿼터에는 사실상 너게츠를 압도해버리면서 낙승을 했다.

Denver Nuggets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팀 중의 하나인 덴버는 그들의 장기를 발휘할 공간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페이스 속에서 캠비는 수비 말고는 할 게 없었고 네네는 자기 자리를 몰라서 헤메고 있었으며 블레이크는 공을 잡고도 슛을 해야 할지 패스를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지난번 4차전 감상기에서 인용한 조지 칼의 인터뷰 - 우리 선수들은 스마트함이 조금 부족해 - 는 결국 이 시리즈가 5게임만에 끝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에이스 카멜로 앤써니는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스코어러인지를 증명했고, 네네와 블레이크도 소중한 경험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4-1이라는 시리즈 스코어와는 달리, 경기 양상은 대부분 접전이었고, 내 예상(^^;;)과는 달리 힘의 차이는 정말로 말 그대로 종이 한장 차이였다.

Allen Iverson

팀의 패배를 한 선수에게 돌리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긴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패배에 앨런 아이버슨은 사실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왜냐하면, 덴버는 이번 시리즈의 승부를 앨런 아이버슨에게 걸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용기와 근성으로 골밑을 공략하는 작은 거인 아이버슨이라면, 샌안토니오의 그 강력한 수비에 구멍을 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조지 칼은 생각했을 것이다. 팀 전체의 능력이 떨어지는 덴버로서는 좋은 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아이버슨의 모습은 조금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낮은 슛 성공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너무 많은 슛을 쏜 사실을 지적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너무 약했다. 팀의 공격의 선봉을 맡았다면, 그리고 그게 우리가 아는 심장으로 농구하는 아이버슨이라면 더욱 더 공격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인사이드를 파고들어야 했던게 아닌가 싶다. 이번 시리즈에서의 앤써의 모습은 너무 조심스러워하고 또 긴장한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새로운 팀에서 첫번째 플레이오프였기 때문에 많은 부담이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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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al Finley

이 날 마이클 핀리는 신들린 듯한 3점 성공률(8/9)을 보여주었다. 댈러스에서 뛰던 시절에 비하면 운동능력이 많이 저하된 마이클 핀리이지만, 그래도 팀에 많은 다양성을 제공해 주는 유용한 선수이다. 빅3외에는 유일하게 혼자서 드리블이나 포스트 업을 사용해서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이며, 고참으로서 팀의 리더 역할도 훌륭하게 해내는 선수이다.

댈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어느새 이제는 스퍼스에 훌륭하게 녹아들어서 스퍼스에서 아주 오래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리어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번 시즌 스퍼스의 일원으로서 반지를 차지할 수 있다면 정말 해피 엔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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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차이로 시소게임을 하고 있는 경기 막판의 승부처. 3점 라인 뒤에 어슬렁거리던 로버트 오리는 공을 받자마자 조금의 주저없이 받자마자 슛을 날렸다. 그리고 그 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그물이 출렁거렸다. 순간 상대팀은 머리를 감싸쥐면서 절망했고, 팀 동료들은 환호하면서 그를 껴안으면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해설자는 연신 "Unbelievable" 혹은 "Are U Kidding Me?"를 연발하며 로버트 오리의 이름을 불러댔다.

가만, 이건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 아니던가. 그렇다. 이 장면은 정말 지겹도록 반복되는 유명한 장면 중의 하나이다. ESPN의 빌 시몬스는 그의 칼럼 말미에서 자신이 친구에게 TV에서 로버트 오리의 예전 유명한 게임이 방영된다고 말을 한다면 그 친구는 틀림없이 "그 중에 어떤 것을 말하는거지?" 라고 질문할거라고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제 이 장면은 거의 유사한 패턴으로 또 한번 현실에서 반복되었다. 나는 눈을 비비면서, 내 눈 혹은 내 뇌를 의심했건만, 그렇지 않았다. 또 하나의 Déjà vu(데자 뷰).

그렇다. 오늘 로버트 오리는 또 다시 그의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는 3점슛 한방을 깨끗하게 성공하면서, 그의 살생부에 "덴버 너게츠"라는 또 하나의 팀을 추가했다. 그리고 물론 이제 그는 덴버에서도 공공의 적으로, 대낮에 길거리를 활보하지는 못 하겠지만..

암튼 대단하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클러치"라는 능력은 허구에 가깝다 - 기억이란 것은 언제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 고 생각하지만, 로버트 오리를 보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를 지도하는 코치조차 3차전 - 어제는 4차전이었고, 그 전 게임인 3차전에서도 그는 스틸에 이어서 3점슛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추를 가져온 바 있다 - 직후의 인터뷰에서 "나도 왜 그런지는 전혀 모르겠는데, 이 친구는 항상 해내더라고. 그는 스틸을 하거나 슛을 넣거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주거나 하지. 그것도 그게 꼭 필요할 때 말이야." 라고 했다. 팀 동료 마이클 핀리는 "다른 선수가 했다면 바보같은 플레이였겠지만, 로버트가 한다면 우리는 성공하든 실패하든간에 그냥 받아들이지. 로버트 오리니까. 아마 로버트 오리같은 선수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을거야. 내 생각에 그건 DNA같아"라는 역시 합리적이지 못하긴 하지만 일리있는 말을 하고 있다.

ESPN의 빌 시몬스라는 칼럼니스트는 95년 - 파이널 5차전, 거의 혼자 힘으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박살내고 스퍼스에게 3-2 리드를 가져다준 바로 그 게임 직후 - 에 쓴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He's the guy sitting at the table with a towering stack of chips, the guy who never chases a bad hand, the guy who makes your heart pound when he's staring you down. You never remember the hands he lost, but you always remember the ones he won. And when he finally cashes out and gets up from the table, you hope you never have to see him again."
"그는 칩을 가득히 쌓아두고는 앉아 있지. 이 친구는 절대 나쁜 패에는 따라가지 않아. 그가 당신을 내려다 보면 당신의 심장은 벌벌 떨리지. 당신은 아마 이 친구가 진 판은 절대로 기억하지 못할걸. 이긴 판만 기억날거야. 마지막에 이 친구가 돈을 찾아서 나가면, 당신은 앞으로는 다시는 이 친구와 만나지 말기만을 바라게 될 걸"

그렇다. 우리는 그가 사실 못 했던 것은 기억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로버트 오리는 위대한 스탯이나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잘한 날보다는 못한 날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날은 별로 기억 못한다.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6번이나 최종 승리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아무리 클러치 슛을 지금까지 한 것보다 더 많이 했어도, 그가 6번이나 반지를 끼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그를 덜 기억하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로버트 오리가 6번이나 챔피언 팀에서 한 몫을 하게 된 것은 그의 빅 플레이보다는, 그의 스탯에 나오지 않는 소소한 플레이들, 팀의 조연으로서 훌륭하게 수행해내는 수많은 도움 플레이들이었다. 그게 그의 진정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끔 나오는 빅 샷은 일종의 보너스다. 보너스치고는 좀 과하긴 하지만 말이다.

* 로버트 오리의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가면 "Big Shots"라는 항목이 별도로 있다. 거기에 나오는 슛들은..
1. 95년 휴스턴 시절 올랜도 매직과의 파이널 3차전의 위닝 3점슛
2. 97년 레이커스 시절 유타 재즈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에서 7개의 3점슛을 모두 성공.
3. 2001년 필라델피아와의 파이널 3차전 47.1초를 남기고 4점차로 벌리는 3점슛
4. 2002년 포틀랜드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 결승 3점슛
5. 2002년 새크라멘토와의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 시리즈를 2-2로 만든 바로 그 역전 3점슛
6. 2005년 스퍼스 vs 피스톤즈의 파이널 5차전 결승 역전 3점슛
7. 2007년 어제 덴버 전에서의 그 슛

* 이 경기 얘기를 조금 하자면 - 그래도 제목이 "감상기"기 때문에 - 덴버는 1쿼터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신들의 리듬으로 경기했던 적이 거의 한 순간도 없었다고 본다. 계속 샌안토니오의 느린 리듬에 말려서 너무나 힘든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고생은 엄청나게 하면서 계속 리드를 지켜나갔지만, 4쿼터에 결국 역전당하면서 저버렸는데, 2차전이였던가 암튼 조지 칼이 말하길 "우리 선수들의 파이팅이나 의지는 믿어 의심치 않지만, 스마트함에 있어서는 조금 모자란 것을 느낀다"라고 했다는데, 그게 정답이다. 결국 스퍼스의 플레이오프 경험이나 그 동안 쌓아온 승리의 노하우에 진 거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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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회의도 있고 바빴지만, 오후에는 여유가 좀 생겨서 SopCast로 4쿼터를 시청했다.

사무실에서 눈치보면서 보긴 했지만,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명승부였다. 관중들의 열기는 엄청났고, 그에 맞춰서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정말 미친듯이 뛰면서 엄청난 공격과 수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막판에 역전승리.. 배런 데이비스스티븐 잭슨같은 선수들이 물론 잘해주긴 했지만, 거의 전원이 일어나서 엄청난 함성을 보태준 팬들의 힘이 없었더라면 댈러스 매버릭스라는 그 강력한 팀을 이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암튼간에, 마지막 몇 분간은 양팀의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다.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미친 듯이 뛰어다니면서 상대 공격수에게 더블 팀을 하고, 밀착 마크를 하고 슛을 방해하면서 엄청난 수비를 보여준 반면, 댈러스는 마치 뭐에게 홀린 듯이 에어볼, 트레블링 등등 정규리그 1위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삽질을 계속 해댔다. 바로 그 결과가 103-99 골든스테이트의 승리, 그리고 시리즈 전적 3-1

사실 어떤 생각까지 들었냐면, 댈러스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제대로 안 되어있나..자만하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이런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이기려는 의지로 충만한 워리어스 선수들에게 완전히 기가 죽은 채로 플레이하고 있다. 암튼 다음 경기에서 MVP를 포함해서 모든 선수들이 다시 정신무장하고 나오지 않으면 현재 분위기를 탈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 큐반 모습보니까 참 안되보이기까지 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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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 스퍼스 vs 덴버 너겟츠 3차전

이 경기는 아프리카를 통해서 4쿼터만 겨우 봤다. 그것마저 수 차례 끊기면서 많은 중요한 장면을 놓치기까지.. -_-;;

암튼.. 내 예상과는 달리, 덴버 너겟츠 약하지 않다. 오늘도 굉장한 접전이었고 스퍼스가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벤치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덴버아이버슨앤써니가 40분 이상씩 뛰면서 고생을 하면서도 참 잘해주고 있다. 샌안토니오로서는 이 시리즈 정말 조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로버트 오리.. 3점 2개 포함해서 10점 넣으면서 플레이오프 시동을 걸었다. 왠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좀 잘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데.. 이건 전형적인 우승 패턴이다. ㅎㅎㅎ  더불어 마이클 핀리도 마지막 불꽃을 태워줄 것 같은 느낌.

휴스턴 로켓츠
vs 유타 재즈 4차전

이 시리즈도 결국 2-2로 가버렸다. 하긴 백중세의 전력을 갖고 있는 팀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접전을 펼치다가, 분위기를 가져가는 팀이 승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또 홈에서 이겼기도 했고. 이 시리즈는 아마도 틀림없이 7차전까지 갈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래퍼 알스톤 보는 것이 재미가 있었다. 길거리 농구 출신 답게 가끔 화려한 쇼를 보여준다. 이제는 안정감도 제법 갖춘 것이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강팀의 포인트 가드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반면 유타의 데렉 피셔는 사실 참 보기가 싫은 선수이다..-_-;; 예전의 아픈 기억을 자꾸 연상케 한다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자면 참 훌륭한 선수다. 실력 이상의 뭔가를 언제나 보여주는 선수이다. 파이팅도 좋고 센스도 좋고. 이런 선수들이 바로 플레이오프에서 차이를 만드는 선수라고 볼때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도 요주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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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케이블 TV로 하루에 NBA플레이오프를 2경기나 볼 수 있었다는 게 너무 기뻤다..ㅠ.ㅠ

시카고 불스 vs 마이애미 히트 3차전(MBC-ESPN)

시카고 불스의 강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최연길 해설위원이 마지막에 말했듯이 마이애미 히트도 잘했지만 시카고 불스는 더 잘했다. 루올 뎅, 벤 고든, 커크 하인릭 등등.. 젊고 빠른 이 선수들이 디펜딩 챔피언인 마이애미를 지금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의 위기로 몰아넣어 버렸다.

특히 커크 하인릭, 정말 시카고 불스의 심장이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공격 조율은 물론, 4쿼터에 보여준 득점 능력도 대단하고, 특히 그 웨이드를 저지하는 수비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공격수를 따라가는 발도 빠르고, 적절하게 움직여주는 팔의 움직임까지.. 보기에 참 즐거운 수비였고, 결과적으로 웨이드를 아주 잘 막아냈다.

루올 뎅은 거의 조시 하워드급으로 성장해버린 듯 하다. 스피드와 신체조건을 갖춘 선수가 야투까지 정확하니 뭐, 피펜이랑 비교를 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암튼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리그의 손꼽히는 3번이 된 듯.

벤 월러스의 막판 샤크에 대한 블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지금의 시카고 불스는 디트로이트만큼 빅벤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 강한 수비는 팀에 확실히 도움이 되고 있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 중의 하나인 에디 존스. 사실 이 선수가 조금 더 활약을 해줘야 한다. 지금 히트는 웨이드샤크 외의 선수들이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오늘도 수비는 잘 해줬고 10점이나 올리긴 했지만, 공격적인 기여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앤트완 워커는... 뭐 욕먹어도 어쩔 수가 없다..-_-;; 솔직히 벤치멤버로서 못 한건 아니지만 욕먹을 짓을 조금 해버렸으니..

암튼, 분위기가 상당히 기울었다. 시카고는 3차전 적지에서 완벽하게 힘을 증명해냈고, 1,2게임 정도 질 수는 있겠지만 대세는 변하지 않을 듯..


댈러스 매버릭스
vs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3차전(SBS Sports)

이 게임을 보니, 댈러스가 정말 정규 리그 1위의 그 강했던 팀이 맞는지 의심이 간다. 이 경기의 모습만 놓고 보면 골든스테이트가 1번 시드가 아닐까 생각이 될 정도였으니까.

댈러스
는 3쿼터에는 무더기로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으면서, 안 되는 팀의 전형까지 보여주었다. 심판에게 항의하기 전에 자신들의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으니.. 암튼 댈러스가 헤메는 걸 보니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스퍼스랑 만나서 작년에 복수를 해야 하는데..^^;;

제이 리치
배런 데이비스가 잘 하는 거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니 뭐 새삼스럽지는 않다. 몬타 엘리스도 올 시즌 MIP이고.. 그리고 반가운 스티븐 잭슨.. 팔을 흔들면서 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하는 모습을 보니, 절로 옛날 생각이 났다. 샌안토니오 팬들을 향해서 저런 모습을 보이던게 엊그제 같은데.. 암튼 다시 잘 하는 것을 보니 좋았다.

암튼, 떡실신이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댈러스... 자칫하면 쉽게 질 수도 있다. 골든 스테이트는 자신감을 완전하게 얻은 상태이고, 그에 반해서 댈러스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이니까 말이다. 에이버리 존슨 감독이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해진다.

* "We Believe"라고 씌여진 노란색 티셔츠를 다들 입고 열광적으로 홈팀을 응원한 골든스테이트 팬들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댈러스가 무기력했던 이유중에 이것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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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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