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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상과는 달리 1차전을 스퍼스가 111-106으로 접수했다. 경기 양상은 2005년 서부컨퍼런스 결승의 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양팀 다 100점을 넘겼으니 일견 숫자 상으로는 선즈 스타일의 공격 농구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경기의 주도권은 줄곧 스퍼스에게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공로는 엄청난 슈팅력을 보여준 토니 파커가 아니라, All Defensive Team의 두 멤버 - 팀 던컨브루스 보웬 - 가 이끄는 스퍼스의 수비에게 있다. 비록 그들의 Average보다 더 많은 점수를 허용하긴 했지만, 선즈라는 팀이 워낙 강력하기도 하거니와 득점을 줄이기보다는 스티브 내쉬의 패싱 레인을 차단해서 볼 흐름을 방해해서 고른 득점을 방해하는 식의 수비를 했던 탓도 있다. 결과적으로 내쉬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제외하고는 - 레안드로 발보사는 잘 했지만 그건 패싱 게임의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 다른 선수들(숀 매리언, 보리스 디아우 등)은 그다지 게임에 뭔가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선즈는 그 2005년의 어린 선수들이 아니었다. 스퍼스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와중에도 거의 점수차가 나지 않게 유지했던 그 끈적끈적함은 확실히 이전에 비해서 달라진 점이었다. 아마 MVP 내쉬가 코를 다치지 않고 마지막 1분을 계속 뛰었더라면, 경기는 선즈에게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4쿼터에 사실 마누 지노빌리가 필요했다. 스티브 내쉬가 연속적인 픽앤롤에 의한 어시스트와 3점 슛등으로 추격해 올 때, 스퍼스로서는 4쿼터의 사나이인 마누의 빅 플레이들이 필요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조금 잠잠한데, 이 강력한 상대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노빌리의 활약이 필수이다. 물론 이 날 게임도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리바운드 등의 허슬 플레이에서는 팀에 매우 공헌을 했다.

이 1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에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퍼스 홈에서 열리는 3차전. 스퍼스가 피닉스에서 2승을 한다고 해도, 3차전을 진다면 틀림없이 7차전까지 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엇비슷한 팀이 7차전에서 최종 승부를 가려야 한다면, 그 결과는 오로지 신만이 알수 있는, 아주 사소한 파울 콜 하나, 턴오버 하나, 심지어는 슛이 림의 어느 부분에 맞느냐 하는 그런 사소하고 어떻게 보면 참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승부를 가리게 될 것 같다.

암튼 보기에 정말 즐거운 시리즈가 될 것이다. 스퍼스의 승패를 떠나서 경기 자체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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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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