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15주년 내 통계..


일단 465권을 지금까지 구매..



역시 처음 산 책들은 일 관련 책들이었고.. 그리고 반지전쟁 ㅎ

인간의 길은 아버지 선물... -_-;;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슬램덩크 전집 때문일 것이고. 시바 료타로도 료마가 간다 전집.. 톨킨이나 에코도 전집을 구매해서..

후지타 카즈히로는 ㅋ 우시오와 토라 전집. 요즘은 역시 일본 추리소설들,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 


이병주, 최명희 등은 어머니 선물...




역시 나의 좁은 독서 분야가 드러나는.. 한국 소설은 순전히 부모님 선물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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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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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 1943

2007. 7. 29. 20:20
쿠르스크 1943
마크 힐리 지음, 이동훈 옮김, 이명환 감수/플래닛미디어

많은 사람들이 제2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면 흔히들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같은 주로 미국과 연합군에 의해서 이루어진 많은 승리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결정적으로 이끌어 낸 것은 사실 연합군이 아니라 소련이었고, 2차 세계대전의 가장 중요한 전선은 동부전선이었다.

그리고 이 동부전선에서 소련이 결정적인 승기를 잡게 되었던 계기가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943년 쿠르스크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기갑전이었다.

"쿠르스크에서 소련이 독일군을 물리침으로써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전략적 우위의 획득이었다. 쿠르스크 전투 이후 동부전선에서 독일군의 공세는 더 이상 없었다. 독일군이 돌출부에서 얻은 제한적인 성가도 소련군의 반격으로 7월 말에는 모두 사라졌다. 소련군은 1945년 5월 베를린 국회 의사당에 소련 국기가 내걸릴 때까지 계속 전진했다."
- 본문중에서

이 책은 많은 삽화와 사진을 곁들여서, 전투의 진행상황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각 진행 상황이 아주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고, 군사 전략적인 지식이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대영씨의 "알기 쉬운 제2차대전사" 수준의 대중서라기 보다는, 밀리터리 매니아를 위한 책 정도의 느낌이다.

하지만 전차나 병사들의 제복, 전투기 등을 묘사한 많은 삽화나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전투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도해들도 자세해서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그 치열했던 전투 속에서 그 속에 참여했던 인간들의 고민과 그 결단들을 볼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다. 결국 전쟁, 전투도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

* 이 시리즈는 외서를 번역한 것으로, 현재 6권이 나와 있다. 인천 상륙 작전을 다룬 1권을 시작으로, 노르망디 상륙 작전, 독일의 2차대전의 프랑스 전격전, 한니발의 칸나이 전투, 그리스 연합군의 마라톤 전투, 사막의 여우 롬멜의 토브룩 전투까지 6권이 나와 있는데, 현재 프랑스 전격전을 하나 더 사둔 상태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유명한 전투도 이런 식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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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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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리즈먼: 이단의 역사

2007. 7. 28. 22:46
탤리즈먼: 이단의 역사
그레이엄 핸콕.로버트 보발 지음, 오성환 옮김/까치글방

이 책은 "신의 지문", "신의 봉인" 등으로 유명한 그레이엄 핸콕의 책이다. 이 저자의 이름만 봐도, 아마 많은 사람들이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음모론, 프리메이슨, 템플기사단...

그렇다. 바로 이런 류의 내용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이 주장하는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고대 이집트의 비의(秘義)가 그노시스주의 기독교와 마니교를 거쳐서 카타리파 등의 중세 이단, 템플 기사단과 장미십자단등으로 연결되었으며, 그것이 프랑스 혁명의 주도 세력이자 미국 건국을 비밀리에 지휘한 프리 메이슨에게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집트 비교의 원리에 의해서 현재의 파리와 워싱턴이 건설되었다는 것.

그래서 현재의 파리에는 오벨리스크와 유리 피라미드 등의 이집트 적인 상징들이 도시 곳곳에 있으며 그것들의 배치도 이집트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워싱턴 DC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 화페 1달러에는 미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피라미드와 이집트신의 상징인 호루스의 눈과 유사한 도안이 있다는 것이다.

"1793년 8월 혁명세력의 한 집단이 바스티유의 터에 고대 이집트 여신인 이시스의 대형 조상을 세우고 기념식을 거행했다. 두 마리의 사자를 양옆에 거느리고 왕좌에 앉은 여신의 모습을 묘사한 이 조상은 혁명의 유명한 선전가였던 화가 자크-루이스 다비드가 설계했다"

"랭팡이 설계한 워싱턴 DC의 가정적인 생명의 나무식 설계도를 계속 따라갈 경우 워싱턴 기념탑이라는 거대한 오벨리스크의 위치가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티페레트라고 불린 세피라에 해당된다. 이 세피라는 만물의 중심이며 생명과 빛이 방사되는 태양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워싱턴에 서 있는 '이집트식' 오벨리스크가 의도하는 비유는 분명해 보인다. 로마, 파리, 런던, 뉴욕의 실제 오벨리스크보다 7배나 더 높은 이 강력한 태양의 탤리즈먼은 오늘날 신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수도의 표상이 되고 있다."


이 책 굉장히 재미있게 읽힌다. 워낙에 흥미있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방대한 자료를 찾고 인용한 저자들의 노력도 대단하서 새롭고 흥미있는 얘기들도 많이 들을 수가 있었다. 특히 잘 알지 못했던 카타리파나 보고밀파 등의 중세 이단에 대한 내용은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가 있었다.

일단은 이 책 내용을 100% 신뢰하기는 좀 곤란하다. 학문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나 학계의 주류 입장과는 다른 가설 수준의 내용들이 이 책에는 많다. 주로 이 저자들이 취하는 방식은 "이 같은 추론은 지나친 듯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이다. 오랜 연구의 결과라기 보다는 미리 가설을 세워 놓고 각종 증거나 자료들을 꿰어 맞춘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또 그렇다고 이 책 내용이 전부다 엉터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카타리파와 마니교, 거기에 영지주의까지 모두 한 줄로 줄줄이 엮어버리는 - 이 책의 표현에 따르면 "대이단의 사슬" - 허무맹랑한 가설은 엉터리에 가깝긴 하지만, 파리와 워싱턴 등의 건설에 이집트 적인 원리가 적용되었다라는 등의 가설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집트가 유럽 문명의 심리적인 근원을 형성하고 있지 않나하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지 않고는 오벨리스크나 피라미드 형태의 조형물이 그토록 많은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고 본다.

그리고 말년에 연금술에 몰두했던 뉴턴이나 수비학에 정통했던 케플러의 예에서 볼 수 있드시 근대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 발전의 이면에는 이집트나 그리스 등에서 이어진 많은 비의적인 사상들 - 연금술이나 피타고라스 적인 수비학적 사상들 - 이 있었다는 것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런 종류의 내용은 거의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마니교, 카발라, 그노시스 영지주의, 템플 기사단, 카타리파, 조르다노 브루노, 장미 십자단, 프리 메이슨 등등 암튼 거의 모든 음모론의 내용을 총망라하고 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읽는 재미가 꽤 괜찮을 것이다.

암튼, 이 책을 읽고 나니, 반드시 기자의 대 피라미드를 꼭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거기에는 틀림없이 뭔가 신비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다면 만들어진지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가 없었을테니 말이다.
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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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1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새만화책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규항닷넷이었다. 아주 간단한 글이어서 사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알라딘링크가 걸려있었다. 게다가 만화였다!!

암튼 알라딘가서 소개를 보고는 바로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고, 얼마 후에 샀다.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을 알게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싶다. 왜냐면..
"그 이후로 이 오래되고 거대한 문명은 광신적인 근본주의와 테러 등에 관련지어서만 이야기되어왔다. 인생의 반 이상을 이란에서 보냈던 한 명의 이란인으로서, 나는 이란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가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페르세폴리스>를 내게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나는 이란이라는 한 나라가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잘못된 행동으로 판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이란인들이 그들의 자유를 지키려다 감옥 속에서 죽지 않기를, 이라크와 전쟁으로 목숨을 잃지 않기를,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받지 않기를 소망한다.
용서는 해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마르잔 사트라피

저자가 말하는 이런 잘못된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나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란하면 호메이니가 이끄는 그 이슬람 근본주의 혁명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이 사실이고, 그 나라의 아주 강력한 이슬람 율법과 정교일치 등등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고, 그 사람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시대적 보편성을 갖고 있음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마르잔 사트라피는 69년생으로 넓게 본다면 나와도 비슷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이란 출신의 여성 만화가가 그린 만화라는 특수함보다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누군가가 그린 자전적인 만화라는 보편성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마르잔 사트라피를 포함한 이란의 사람들에 대해서 알 기회가 없었던 것 뿐. 아니 알려고 하지 않고 게으르게도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왜곡된 정보만 들었던 것 뿐.

"94년 프랑스에 살게 되고 나서, 나는 친구들에게 이란에서 내가 보낸 시절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TV를 통해 이란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들만을 알고 있었고, 내 경험에 대해서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해야 했다. '아냐. 이란은 그런 곳이 아니라구!' 난 20년 가까이 이란 사람으로 살았던 것이 그렇게 부정적인 것이 아니란 걸 납득시켜야 했다. 내가 선택하고, 살아 온 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대학을 마치고 작업실을 운영했을 때, 함께 있던 친구들이 말했다. '네 이야기에 대해서 뭔가 해보는 게 어때?' 그들은 내게 만화를 소개해 주었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가 첫 책이었다. '오 하느님,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그건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다."
- 마르잔 사트라피

이 책은 만화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각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재치와 유머가 넘치며(비극적인 순간들에서조차..), 그런 이야기들은 흑백만을 사용한 강렬한 스타일로 훌륭하게 뒷받침되고 있다. 이 스타일은 너무나 효과적이어서, 단순하고 소박한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마치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을 정도였다. 물론 이것이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기초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책 뒤표지에 실려 있는 뉴스위크의 평처럼 이 만화는 나에게 "어떤 학문적인 글보다 신문 기사 혹은 전략적인 문서보다 더 이란에 대해서 더 쉽고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책인 것 같다. 나의 모든 편견을 완전히 깨트려주었고, 다시 한번 인류의 보편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책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진심으로 나 또한 이란의 많은 사람들이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아니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많은 종류의 억압으로부터 고통받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 이 만화는 지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올해 완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 관련 페이지 링크에 애니메이션 홈페이지의 주소가 있다. 스크린샷이 몇개 있는데, 원작의 느낌을 거의 살리는 형태로 제작 중인 것 같다. 만세!!

* 위 만화의 이미지는 알라딘 Let's Look에서 퍼왔다. 이 페이지에 가면 첫번째 에피소드를 통째로 감상 가능하다.


관련 페이지
영문 위키피디아 페르세폴리스 페이지: http://en.wikipedia.org/wiki/Persepolis_%28comic%29
페르세폴리스 애니메이션 영화 홈페이지(소니 픽처스): http://www.sonyclassics.com/persepolis/
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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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문학사상사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처음 들었던 곳은 DC인사이드 역사 갤러리였다. 일단 제목이 매우 흥미를 끌었다. "총, 균, 쇠"라니, 저 세 가지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암튼 그래서 알라딘에서 냉큼 사서 봤다. 다 읽은 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야 감상기를 끄적거려 본다.

일단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왜 인간 역사의 발전이 각 대륙마다 다르게 전개되었는가"이다.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각 대륙이 처한 환경의 차이에서 찾는다. 즉, 유라시아가 여타 대륙들 - 남북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  비해서 여러 조건이 우위에 있었다는 것이다. 식량 생산과 동물의 가축화 등이 다른 대륙에 비해서 유라시아 대륙이 매우 유리했고, 그래서 다른 대륙에 비해서 결국 수천년이나 빠르게 문명의 발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최초의 농업 시작 지역은 중국과 메소포타미아이지만, 남북으로 길게 뻗은 아메리카나 좁은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비해서 유라시아 대륙이 확산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유럽과 한국, 일본 등의 지역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빠르게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지역에서는 그런 중앙집권적인 국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많은 문화적, 과학적 발전등이 가능했다.

그리고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총, 균, 쇠"가 나온다. 총, 균, 쇠로 대표되는 기술적인 우위를 가지게 된 유럽과 아시아 - 특히 유럽 - 문명은 다른 대륙을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삼게 되고, 그 결과 지금의 아주 불평등한 세계의 구조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지난 몇 세기 동안 백인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은 그들이 인종적으로 우월해서가 아니라, 환경적인 우위가 그런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추론이다. 그리고 지금 아시아 - 한중일 3국 - 의 발전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상세한 예를 들면서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조금 너무 결과론적이지 않은가 싶은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과 유럽의 최근의 역전에 대한 추론은 공감이 그렇게 가지는 않는다. 저자의 의견은 중국은 통일되어 있었고, 유럽은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분열로 인해서 새로운 영토로 진출하려는 시도들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중국의 경우는 황제 한 사람의 결정에 의해서 많은 것들이 좌우되었지만, 유럽의 경우는 다양한 군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중에 한 명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해도, 그것이 성공했을 때에 다른 곳으로 확산이 될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수긍이 가지 않는 주장은 아닌데,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그 당시 중국의 여러 가지 문화, 사상적인 요소들도 고려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유럽의 경우도 "십자군 전쟁"이라는 하나의 큰 사건이 그 다음 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을 것 같고.

총이나 쇠는 사실 우리가 대충 예상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균에 대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배워왔던 역사에서 많이 배우지 못한 부분이라, 신기하고 재밌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천연두, 페스트 등의 전염병들이 발생하게 된 것이 바로 "가축화"를 선진적으로 해낸 댓가였다는 사실이나, 스페인이 아메리카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스페인 군대에게 죽은 원주민보다 스페인 군대가 가져온 - 의도적은 아니었겠지만 - 세균에 의해서 죽은 원주민이 더 많았다는 것도 꽤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많은 열대 풍토병으로 알고 있는 말라리아같은 것들이 사실은 유럽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유럽인들에 의해서 옮겨진 세균이 발전한 거라는 사실도 놀라웠다.

"B.C. 8000년 당시의 역사가 지금도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위에 인용한 문구가 이 책이 내리는 결론 중의 하나인데,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사실 조금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결론이다. 지금의 아프리카 -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거나 하는 - 를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지금도 남북 아메리카에서 많은 원주민들이 고달픈 생을 살고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것이 10000년 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사실은 가슴이 조금 아프다.

아메리카 인디언 들의 슬픈 운명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백인들에게 쫓겨나서 지금은 그들의 보호구역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푼돈이나 벌면서 술로 지새는 인디언의 후예들이 지금도 미국에는 많다고 한다. 그것이 그 인종 자체가 열등하지 않다는 것은 참 다행이지만, 그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10000년의 역사를 극복해내야 한다는 슬픈 현실 또한 존재한다는 것도 이 책의 결론이다. 과연 인간이 이런 불평등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지금에서라도 알았다는 것도 큰 수확이라고 해야 하나.

* 이 책은 2003년 개정 증보판을 번역한 것으로,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추가적인 논문이 하나 실려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바는 현재 일본인은 한국에서 이주한 - 특히 백제, 고구려에서 - 이주민들의 후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국인들도 물론 중국에서 농업과 목축을 배워온 이주민일 것이다. 이게 말하는 바는 무엇인가. 내가 앞서 언급한 인디언들의 슬픈 운명이 이곳과 일본에서도 수천년 전에 벌어졌던 일일 수 있다는 것. 이주민들에게 쫓겨난 슬픈 운명의 원주민들. 인간의 역사는 정말 때로는 너무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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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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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장희창 옮김/민음사

드디어 처음 읽었다..읽을 생각은 전부터 있었지만, 왠지 손이 가지 않는 그런 책이었다...-_-;;;;

한 번 읽어서는 전체를 파악하기가 너무 힘든 책이다. 기본적으로 예언서 혹은 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라, 과연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가 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해설서도 읽고 책 자체도 몇 번은 더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하지만 책의 여러 부분에서 대단한 통찰력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래는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부분들이다.
형제들이여, 간곡히 바라노니 대지에 충실하라. 그리고 하늘나라에 대한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마라. 그들은 스스로 알든 모르든 독을 타서 퍼뜨리는 자들이다.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정신이 더 이상 주인으로 신으로 여기지 않으려는 거대한 용은 무엇인가? 너는 해야 한다. 이것이 그 거대한 용의 이름이다. 그러나 사자의 정신은 이에 대항하여 "나는 원한다." 라고 말한다.

국가는 가장 냉혹한 괴물들 가운데서 가장 냉혹하다. 그 괴물은 차갑게 거짓말한다. 그 괴물의 입에서는 "나, 즉 국가는 민족이다" 라는 거짓말이 기어 나온다.
그대들이 국가를, 이 새로운 우상을 숭배하면, 국가는 그대들에게 무엇이든 주려 한다. 그렇게 하여 국가는 그대들의 빛나는 덕과 그대들의 자랑스러운 눈길을 매수하는 것이다.
국가는 그대들을 미끼로 삼아 많은 너무나도 많은 군중을 유혹하려 한다! 그렇다. 그렇기 위해 지옥이라는 예술품, 신의 영광으로 장식되어 쩔렁쩔렁 소리를 내는 죽음의 말(馬)이 고안되었다.
착한 자나 악한 자나 모두 다 독을 마시게 되는 곳. 그 곳을 나는 국가라고 부른다. 착한 자나 악한 자나 모두 다 자기 자신을 상실하는 곳. 그곳을 나는 국가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이 서서히 자살을 하며, 바로 그것을 삶이라고 부르는 곳, 그곳을 나는 국가라고 부른다.
여인에게는 아직도 우정을 맺을 능력이 없다. 그러나 말하라. 그대 남자들이여. 그대들 중 누가 우정을 맺을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러나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최악의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 그대 자신이 그대를 기다리며 동굴과 숲에서 잠복하고 있는 것이다.
고독한 자여, 그대는 그대 자신에 이르는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그대의 길은 그대 자신과 그대의 일곱 악마 곁을 스쳐 지나간다.
도덕군자들이여. 그대들은 아직도 대가를 바라는구나! 덕에 대한 대가를, 대지에서의 삶에 대한 대가로 천국을, 그리고 그대들의 오늘에 대한 대가로 영원을 바라는가?
그대 강력한 자여,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에게서 바로 아름다움을 요구한다. 그대의 선의(善意)가 그대의 마지막 자기 극복의 대상이 되기를.
나는 그대가 온갖 악을 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때문에 내가 그대에게 선을 요구하는 것이다.
인간들 사이에도 뜨거운 태양이 낳은 아름다운 새끼들이 있고 악인에게도 경탄할 만한 것이 많지 않은가.
그대들 중 최고의 현자들도 내게는 그다지 현명하게 보이지 않듯이, 인간의 악의도 실제로는 그 소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이란 결국 자기 자신만을 체험하는 존재가 아닌가.
이것이 지금 나의 길이다. 그대들의 길은 어디 있는가?라고 나는 나에게 길을 물은 자들에게 대답했다. 말하자면 모두가 가야 할 그런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귀한 영혼의 기질은 그렇다. 그러한 영혼은 아무것도 공짜로 얻으려 하지 않으며, 삶에 있어서는 특히 그러하다!
아! 이 착한 자들! 착한 자들은 결코 진리를 말하는 법이 없다. 정신에 있어서 이처럼 착하게 된다는 것은 일종의 병이다.
그들, 이 착한 자들은 양보하고 참고 견딘다. 그들의 마음은 다른 사람을 따라서 말하고, 바닥에서부터 복종한다. 그러나 복종하는 자는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지는 않는다.
그대들이 어디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을 앞으로 그대들의 명예로 삼아라! 그대들 자신을 넘어서서 가려는 그대들의 의지와 그대들의 발, 그것을 그대들의 새로운 명예로 삼아라!
그대들은 증오할 가치가 있는 적을 가질 뿐 경멸할 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과 소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사랑스러운 일인가. 말과 소리는 영원히 분리되어 있는 것 사이에 걸쳐진 무지개이자 가상의 다리가 아닌가?
저마다의 영혼은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다. 저마다의 영혼에게 다른 영혼들은 세계 너머의 세계다.
가장 비슷한 것들 사이에서 가상은 가장 아름답게 거짓말을 한다. 왜냐하면 가장 작은 틈새야말로 다리를 놓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어떻게 나의 바깥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바깥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 점을 잊어버린다. 잊어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는 일찍이 가장 위대한 인간과 가장 왜소한 인간. 이들의 벗은 몸을 보았다. 서로 간에 너무나 닮았고, 가장 위대한 인간조차도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최대의 인간조차도 너무나 왜소했다! 이것이 인간에 대한 나의 권태였다! 그리고 가장 왜소한 인간조차도 영원히 회귀한다는 것! 이것이 모든 생존에 대한 나의 권태였다!
아, 이 세상에서 동정하는 자들보다 더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자들이 어디 있었던가? 그리고 동정하는 자들의 어리석음보다 더 큰 고통을 가져온 것이 이 세상 어디에 있었던가?
자신의 동정심도 뛰어넘지 못하면서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라!
언젠가 악마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도 지옥이 있느니,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그것이다."
또 최근에 나는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인간에 대한 동정 때문에 신은 죽었다."
그대들은 다리(橋)에 불과하다. 더 차원 높은 자들이 그대들을 딛고 저 너머로 건너가기를! 말하자면 그대들은 계단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을 딛고 저 너머 자신의 높이로 오르는 자들에게 화를 내지 마라!

높이 오르고자 한다면 그대들 자신의 다리를 사용하라! 그대들은 위쪽으로 실려 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 다른 사람의 등이나 머리에 올라타지도 마라!

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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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26. 02:02

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아름드리미디어


독일의 2차 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지만 - 영화, 소설 등등 - 아마도 그 중 가장 생생하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물론 실화를 바탕에 둔 것이니만큼,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작가가 아버지의 아우슈비츠에 대한 회고담만으로 작품을 구성했다면 그 생생함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실제 생활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우리가 흔히 영화 등에서 볼 수 있는 유태인의 전형에서 벗어난 정말 생생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인종차별로 인해서 독일인들에게 죽을 뻔했던 그 아버지가, 흑인에 대해서 또 편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특히 그러했던 것 같다.


사실 아우슈비츠에 대한 얘기는 너무 많이 영화 등에서 보다 보니, 일종의 내성이 생겨버렸다. 거기에다가 요즘 레바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유태인에 대해서 조금은 나쁜 감정이 생길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요즘 인터넷의 게시판들에 보면 그 때 독일이 유태인들을 다 죽였어야 했는데 라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다. 나 또한 그 정도는 아니지만, 유태인에 대한 반감도 조금은 있고, 대학살이 혹시 과장된 것이 아닌지 하는 의심마저 생긴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그런 생각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우슈비츠가 생생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거기서 수많은 죄 없는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유태인이기 전에 사람이었다는 것도. 물론 지금 이스라엘 군들에 의해서 죽고 있는 레바논 인들 또한 사람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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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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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함대
남창훈.박재석 지음/가람기획



연합함대라는 용어가 좀 낯설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연합함대는 2차대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해군 함대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중일전쟁이 시작되어 전시체제로 들어서자 1933년 5월에 연합함대를 상설화시켜 해산하는 일 없이 그대로 두었으며, 1937년부터 완전한 전시체제로 들어서면서 사실상 일본 해군을 지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이 책은 진주만 공습부터 시작해서 미드웨이 해전으로부터 시작된 몰락까지의 일들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일본 해군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은 역시 "야마모토 이소로쿠" 해군 장관일 것이다. 야마모토 장관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하라고 한다면 처음 반년이나 1년동안은 꽤 설칠 수 있겠지만 2년, 3년째에는 어떤 확신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부탁하건대 미국과의 전쟁은 피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라는 마치 미래를 내다본 듯한 말로 유명하고, 이 말로 인해서 사실 전쟁에 매우 반대한 합리적인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바로 이 야마모토 해군장관에 대한 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화가 실려있다. "1933년 여름, 일본 해군은 야마모토가 직접 참관한 가운데 항공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당시 뇌격기는 전함에 가까이 접근한 후 어뢰를 발사하는 방식이었으므로, 명중률은 높았지만 그만큼 적함의 대공포화에 노출될 위험도 컸다. 이 때문에 그 후에 있었던 평가회의에서 시바다 대위는 아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먼 거리에서 어뢰를 발사하는 게 유리하므로, 이를 위해 먼 거리에서 명중률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전투기 역시 충돌할 정도로 근접해서 공격하는 것보다 일정거리에서 공격하는 게 더 합리적이므로 이것을 위해 무기의 개량과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분명히 타당한 의견이었지만 야마모토는 정신력의 해이 문제를 거론하며 이 의견을 일언지하에 거부해버리고 말았다." 항공모함을 주력으로 하는 전술을 세계 최초로 썼다는 등의 이유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야마모토 해군장관이긴 하지만, 결국 근성을 강조하는 다른 일본군들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결국 그토록 강조했던 근성이 바로 일본의 패인임을 알 수 있다. 사실 일본은 미국에 비해서 꽤 많은 부분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파일럿들의 숙련도가 아주 뛰어났다. 중일전쟁을 통해서 단련된 일본 해군의 파일럿들은 미국의 파일럿들에 비해서 아주 우수했으며, 제로센과 같은 전투능력이 뛰어난 기체들을 이용해서 확실한 제공권을 초반에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따로 장을 두어 언급하고 있듯이, 이 우수한 조종사들을 일본군은 마치 소모품처럼 사용한 끝에 결국 전쟁 후반부에는 심각한 조종사 부족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반면 미군은 로테이션 시스템과 파일럿을 처음부터 장교로 임관시키는 방법 등을 통해서 계속해서 우수한 파일럿을 배출했고 또 그 파일럿들이 많은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보호받을 수가 있었다. 일본군의 수뇌부가 그토록 강조했던 근성은 "너는 소모품일 뿐이다"라는 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들 아시는 것과 같다.

태평양 전쟁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도 매우 큰 영향을 끼쳤던 전쟁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강제 징용을 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지금도 우리는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흔히들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많은 일본인들도 사실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군 상층부의 잘못된 전쟁 결정, 자만심 가득한 전략, 그리고 전쟁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을 소모품으로만 보는 잘못된 시각 등등이 일본의 패전을 낳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일본인들이 원치 않는 죽음을 해야 했다. (식민지인 조선인, 대만인 등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특공(카미카제 자살특공을 말한다)에 대해서 볼 때면, 분노마저도 느끼게 된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일본"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전쟁" 자체에 대한 반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아래 사진은 그 유명한 전함 야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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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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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2006. 8. 17. 01:12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윤동구 옮김, 송재우 감수/한스미디어(한즈미디어)



야구에서 타자의 능력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수치는 다음과 같다 - 타율, 타점, 홈런. 그리고 이 세 가지에서 시즌 1위를 한 선수에게는 타이틀(홈런왕, 타점왕 등등)이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한 선수가 단일 시즌에서 이 세 가지에서 모두 1위를 했을 경우, 3관왕 혹은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불리며, 타자로서는 최고의 영예가 된다.

그런데, 정말 이 수치가 타자의 능력을 정확하게 나타내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타율이 똑같이 2할 5푼인 두 선수가 있다. 한 선수는 힘이 좋아서 홈런을 25개나 쳤지만, 다른 선수는 홈런이 4개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 두 선수의 타율은 과연 이러한 차이를 말해주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이 의문에서 나온 수치가 바로 장타율이다. 장타율을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루타수(1루타 + 2루타 *2 + 3루타 * 3 + 홈런 * 4) / 타수"

그리고 또 하나 더, 역시 같은 2할 5푼의 두 명의 타자가 있다고 하자. 하지만 한 선수는 볼 넷을 60개나 얻어냈지만, 다른 선수는 타석에서의 인내심이 부족해서 볼 넷을 거의 얻어내지 못했다. 야구라는 것이 결국 출루를 해야 득점을 할 수 있는 경기라는 점에서, 볼 넷을 더 얻어내는 타자가 더 가치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시 타율에는 그런 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오는 수치가 바로 출루율이다. 출루율의 공식은 (안타+볼넷+몸에 맞은 볼)/(타석+볼넷+몸에 맞은 볼)이다.

여기서 그 유명한 OPS라는 수치가 유도된다. OPS는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이고, 타율보다 훨씬 타자의 전체적인 능력과 팀에 기여하는 능력을 더 잘 나타내는 수치로 아주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가장 앞서있다는 MLB에서도 이 OPS가 실제 팀 운영에서 선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쓰인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책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 빈과 그가 단장을 맡고 있는 팀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이 바로 이 OPS라는 수치를 선수 선발의 가장 중요한 수치로 삼은 팀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이런 선수 선발 기준을 통해서 많은 훌륭한 선수를 싼 값에 보유함으로써, 최근 몇 년 간 계속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한 팀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단장인 빌리 빈은 젊은 천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 성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OPS를 비롯한 통계를 중시하는 선수 선발 기준이었던 것이다.

물론 오클랜드로써는 이런 통계를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긴 했다. 오클랜드라는 곳은 메이저 리그 팀 중에서도 아주 small market에 속한다. 관중 동원은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 삭스같은 큰 곳과는 비교도 할 수 없고, 그것은 선수를 사는 데에 필요한 돈을 많이 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이저 리그에서도 연봉 총액 기준으로 꼴찌를 겨우 벗어나는 팀이 오클랜드이다. 다른 팀들이 비싼 값에 재능있는 유망주들을 사들일 때, 오클랜드는 그보다 못한 선수들만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빌리 빈 단장이 선택한 전략은 몇 가지 장점에만 집중하는 것이었다. OPS를 기준으로 해서 특히 출루율에만 신경을 써서 타자들을 선택했다. 그 결과, 다른 팀들이 젊고 빠르고 힘도 좋은 선수들을 살 때, 오클랜드는 느리고 타율도 높지 않지만 출루율이 좋은 선수들을 택했다. 물론 그런 선수들은 값이 쌌고, 다른 팀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살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대단했다. 빠른 발이나 좋은 타격 능력보다는, 출루율 즉, 타석에서 인내심을 발휘해서 볼 넷을 얻어내는 것이 팀의 성적에는 훨씬 더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완벽히 증명된 것이다. 오클랜드는 지난 5년간 네 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올해도 지구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페이롤이 많이 올라갔지만, 4-5년전만 해도 꼴찌 부근에서 놀던 팀이다)

물론 선발 투수 빅3(팀 헛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성적을 올렸다고도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지토밖에 없지만, 이 3명의 위력은 대단하긴 했다. 하지만 이 3명을 팀에 데리고 올 수 있었던 것도 오클랜드의 남다른 기준이 적용된 탓이다. 오클랜드는 고졸 투수는 절대로 뽑지 않는다. 이유는 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팀들이 강속구를 던지는 고졸 투수를 뽑을 때, 오클랜드는 대학 무대에서 검증된 신인만을 뽑았다. 그 전략의 성공 사례가 바로 빅3인 것이다.

이 책 머니 볼은 이러한 오클랜드의 성공 비결을 다룬 책으로, 저자는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듯이 직접 빌리 빈 단장을 비롯한 오클랜드 팀 스탭, 선수들과 같이 있었던 경험과 인터뷰들을 바탕으로 얘기를 진행해나간다. 특히 스캇 해티버그에 대한 부분이 아주 인상깊었다. 팀의 상징이었던 제이슨 지암비를 대체한 선수였지만, 기록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사실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마지막에 이런 분석이 나온다. "폴 디포데스타의 계산법에 의하면 아홉 명의 스캇 해티버그로 구성된 라인업은 연간 940-950점의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것은 어슬레틱스의 스타급 선수이자 화려한 타격을 자랑하는 미겔 테하다나 에릭 차베스와 어깨를 견주는 기록이었다. 이와 비교해서 화려한 공격 야구를 구사한다는 2002년의 뉴욕 양키스는 897점의 점수를 기록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스캇 해티버그가 아홉 명이 있다면 메이저리그 최상의 공격팀을 이루는 것이다" 나도 결국은 기존의 타율/타점이라는 함정에 빠졌던 것이다. 그리고 빌리 빈과 그의 스탭들의 능력에 대해서 인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이번 시즌도 오클랜드는 애인절스를 5게임차로 따돌리고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페이스(언제나 오클랜드는 하반기가 더 성적이 좋았다. 트레이드의 천재 빌리 빈 단장의 마법이 발휘된 후 팀이 더 좋아지는 경향을 항상 보여왔기 때문이다)로 간다면, 올해에는 아마 작년에 실패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할 거라고 생각된다.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도 우승에는 실패했던 오클랜드가 올해에는 반드시 챔피언이 되길 빈다.

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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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그 사람의 "기억"이다.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속에서 계속해서 다른 사람이나 사물 등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것들에 대한 기억을 보관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자기 자신을 구성한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사람의 자기 정체성은 자기 생애의 수많은 기억들을 나름대로 재구성하고 추상화시킨 그 무엇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은 매우 활발한 성격이라고 한다거나, 아니면 소심하고 내성적이라고 말할때, 그것은 그 사람이 그간 겪어온 많은 기억들(타인들에게 해왔던 행동이나 말들, 그리고 타인의 반응들)에 기초해서 자신의 성격을 구성한 것이라고 볼수있는것이다.

그런데, 기억이 부정된다면?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매우 기분 나쁜 일이 될 수 밖에없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부정과 똑같은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물론, 해리장애와 같이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기억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이 소설 "환상의 여인"은 자신의 기억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완전히 부인되면서, 사형이라는 생명체 최악의 위기를 앞두고 있는 한 남자에 대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각 장 제목에는 친절하게도 사형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려 주고 있기까지 하다. 이 소설의 독자들은(물론나 역시) 그 불쌍한 사람의 처지를 남의 일처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억과 정체성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은 어느 누구에게라도 끔찍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환상의 여인이 실재했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주인공의 기억과 정체성은 회복되었고, 덤으로 생명의 위기에서도 회복되게 된다. 이것이 이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서스펜스의 실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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