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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24 페르세폴리스 - 마르잔 사트라피 (4)
페르세폴리스 1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새만화책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규항닷넷이었다. 아주 간단한 글이어서 사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알라딘링크가 걸려있었다. 게다가 만화였다!!

암튼 알라딘가서 소개를 보고는 바로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고, 얼마 후에 샀다.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을 알게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싶다. 왜냐면..
"그 이후로 이 오래되고 거대한 문명은 광신적인 근본주의와 테러 등에 관련지어서만 이야기되어왔다. 인생의 반 이상을 이란에서 보냈던 한 명의 이란인으로서, 나는 이란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가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페르세폴리스>를 내게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나는 이란이라는 한 나라가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잘못된 행동으로 판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이란인들이 그들의 자유를 지키려다 감옥 속에서 죽지 않기를, 이라크와 전쟁으로 목숨을 잃지 않기를,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받지 않기를 소망한다.
용서는 해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마르잔 사트라피

저자가 말하는 이런 잘못된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나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란하면 호메이니가 이끄는 그 이슬람 근본주의 혁명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이 사실이고, 그 나라의 아주 강력한 이슬람 율법과 정교일치 등등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고, 그 사람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시대적 보편성을 갖고 있음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마르잔 사트라피는 69년생으로 넓게 본다면 나와도 비슷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이란 출신의 여성 만화가가 그린 만화라는 특수함보다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누군가가 그린 자전적인 만화라는 보편성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마르잔 사트라피를 포함한 이란의 사람들에 대해서 알 기회가 없었던 것 뿐. 아니 알려고 하지 않고 게으르게도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왜곡된 정보만 들었던 것 뿐.

"94년 프랑스에 살게 되고 나서, 나는 친구들에게 이란에서 내가 보낸 시절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TV를 통해 이란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들만을 알고 있었고, 내 경험에 대해서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해야 했다. '아냐. 이란은 그런 곳이 아니라구!' 난 20년 가까이 이란 사람으로 살았던 것이 그렇게 부정적인 것이 아니란 걸 납득시켜야 했다. 내가 선택하고, 살아 온 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대학을 마치고 작업실을 운영했을 때, 함께 있던 친구들이 말했다. '네 이야기에 대해서 뭔가 해보는 게 어때?' 그들은 내게 만화를 소개해 주었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가 첫 책이었다. '오 하느님,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그건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다."
- 마르잔 사트라피

이 책은 만화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각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재치와 유머가 넘치며(비극적인 순간들에서조차..), 그런 이야기들은 흑백만을 사용한 강렬한 스타일로 훌륭하게 뒷받침되고 있다. 이 스타일은 너무나 효과적이어서, 단순하고 소박한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마치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을 정도였다. 물론 이것이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기초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책 뒤표지에 실려 있는 뉴스위크의 평처럼 이 만화는 나에게 "어떤 학문적인 글보다 신문 기사 혹은 전략적인 문서보다 더 이란에 대해서 더 쉽고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책인 것 같다. 나의 모든 편견을 완전히 깨트려주었고, 다시 한번 인류의 보편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책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진심으로 나 또한 이란의 많은 사람들이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아니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많은 종류의 억압으로부터 고통받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 이 만화는 지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올해 완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 관련 페이지 링크에 애니메이션 홈페이지의 주소가 있다. 스크린샷이 몇개 있는데, 원작의 느낌을 거의 살리는 형태로 제작 중인 것 같다. 만세!!

* 위 만화의 이미지는 알라딘 Let's Look에서 퍼왔다. 이 페이지에 가면 첫번째 에피소드를 통째로 감상 가능하다.


관련 페이지
영문 위키피디아 페르세폴리스 페이지: http://en.wikipedia.org/wiki/Persepolis_%28comic%29
페르세폴리스 애니메이션 영화 홈페이지(소니 픽처스): http://www.sonyclassics.com/persepolis/
Posted by kkong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