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정말로 강하다. 6-0이라는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다. 그 6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야말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 첫 골에서 보여준 사비올라의 패스도 아름다웠지만, 두 번째 골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선수들 각각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그 각각의 선수들이 이루어진 팀 전체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 지를 보여주는 정말로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왼쪽 윙백 소린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위치 자체는 왼쪽 윙백이지만, 그냥 윙백이 아니다. 왼쪽 전체를 혼자서 커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어떤 축구 게시판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왼쪽 윙백은 후안, 왼쪽 미드필더는 파블로, 왼쪽 윙포워드는 소린입니다" 라는 우스갯소리를 올린 사람도 있었다. (소린의 풀 네임이 후안 파블로 소린이다) ㅎㅎ - 난 이 경기에서 소린이 피치 정 중앙에서 상대방의 공격을 파울로 끊는 장면도 본 적이 있다..덜덜덜..
리켈메는 이런 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창조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이 날의 게임에서도 그는 게임의 템포를 완전히 아르헨티나의 페이스로 갖고 왔고, 결국 팀의 승리와 함께 Man Of the Match로 뽑혔다.
코린티안스의 카를로스 테베즈는 2년 연속 남이 올해의 선수에 뽑힌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후보이다..-_-;; 뭐 하지만 이 경기에서 서브로 나와서 멋진 골을 터뜨리면서 자신이 그냥 평범한 후보선수가 아님을 가뿐하게 증명했다..ㅎㅎ
그리고, 경기가 조금 소강상태로 접어들 무렵, 드디어 그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서포터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았고, 경기를 지켜보던 레전드 마라도나도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바로..리오넬 메시이다. 많은 사람들의 엄청난 기대에다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약간은 주눅들만도 하건만.. 1골 1어시스트..할 말이 없다..-_-;;
메시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선수는 대한민국의 보물 박지성과 아주 유사한 타입의 선수이다. 브라질 선수들과 같은 화려한 동작은 전혀 쓰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아주 컴팩트하게 골을 향해서 돌진한다. 물론 박지성보다 나이는 어려도 모든 면에서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올해 혼자서 아주 위협적인 장면들을 거의 매 경기 연출했을 정도로 벌써 아주 높은 레벨에 올라 있는 선수이다. 그런데 아직 18세..-_-;; 이 선수가 정말로 모든 사람의 기대대로 마라도나에 버금가는 선수가 될 수 있기를 정말로 바란다. (더욱 바라는 것은 바르셀로나에 계속 있어주는 거다...ㅎㅎㅎ)
* 그런데, 도대체 캄비아소 머리는 왜 그런건지...-_-;; 레알 시절엔 머리도 길고 멋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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