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음
픽사 스튜디오는 <토이 스토리>이래로 3D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슈렉>의 드림웍스가 추격을 하고 있지는 하지만, 아직도 기술력에 있어서는 경쟁사들보다는 조금 앞서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영화 <라따뚜이>에서도 주인공인 쥐의 털의 질감을 표현하는 기술이나 환상적인 야경을 표현한 조명효과등은 정말 입을 딱 벌릴 수 밖에 없는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픽사를 기술력이 뛰어난 스튜디오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 그동안 이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단순히 뛰어난 3D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토이 스토리2>와 <니모를 찾아서>에서 볼 수 있었던 탁월하고 진부하지 않은 스토리 텔링,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살아있는 대사들로 가득찬 훌륭한 시나리오 능력등이 그들을 3D 애니메이션 전문 스튜디오가 아니라, 하나의 훌륭한 영화사로 만들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번 영화 <라따뚜이>도 역시 기술력과 시나리오 능력의 조화가 잘 된 작품이다. 나의 페이보릿 <니모를 찾아서>보다는 아주 약간 떨어지긴 해도, 그에 못지않은 훌륭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레미와 링귀니가 요리를 하면서 펼치는 몸개그 장면은 정말..환상적이었고, 수백마리의 쥐들이 등장한 요리 장면 또한 장관이었다. 깐깐한 비평가 안톤 이고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레미의 라따뚜이를 먹고 감동한다는 설정은 약간은 소박하고 진부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들 -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한 열정, 고상하고 우아한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등등 - 을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나레이션 형식으로 들려주는 이고의 글도 정말 좋았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정말 진심을 가득 담아서 이렇게 얘기하는 듯 하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아쉬움이라고 말한다면.. 글쎄, 영화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한계를 좀 느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프랑스 요리가 주요 소재인 영화이기 때문에.. 프랑스 요리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나같은 관객에게는 "라따뚜이"라는 음식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었다.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냄새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영화에서 만약 표현할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 영화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바램일 뿐이고.. 이런 것이 없더라도 <라따뚜이>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다.
링크
Ratatouille - IMDB
기발한 상상력! Rat's Recipe (쥐의 요리 비법) "라따뚜이" - 風林火山님의 블로그 (실제 라따뚜이 요리 스크린샷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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