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가 분패하던 순간, 나는 게리 리네커와 개스코인의 팬이 됨과 동시에 잉글랜드 팬이 되었다. 98년 16강, 2002년 8강 이렇게 계속 나아지면서, 올해는 드디어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면면은 솔직히 브라질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베컴, 제라드, 램파드, 조 콜, 리오, 테리, 오웬 등등)

그런데, 잉글랜드의 첫 게임 후, 여러 축구 관련 게시판에서 잉글랜드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뻥글랜드" 라는 말이 대신에 쓰이고 있다..-_-;;; 아래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구한 것인데, 첫 게임에서 잉글랜드의 전술을 너무나 정확하고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ㅎㅎㅎ





이기긴 했다만, 다음 경기부터는 좀 더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솔직히 루니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힘들거라고 보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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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역시 축구 게임이 재미 있으려면 골이 많이 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주 훌륭한 게임(6골이나..ㅎㅎ) 90년 우승 당시 압박축구를 유행시키면서 우승했었던 독일팀은 그 이후 아주 재미없는 축구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었지만, 그 주역이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예상 외로 아주 화끈한 축구를 보여주었다..


첫 골을 터뜨렸던, 필립 람.. 내가 풋볼 매니저 게임할 때 언제나 찔러보는 선수이다. 바르셀로나로 주로 하는데, 사실 바르셀로나의 유일한 약점이 좌우 윙백이기 때문에..ㅎㅎㅎ 필립 람은 양발을 다 쓰기 때문에 오른쪽, 왼쪽 윙백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다. 저한테는 "완전소중" 인 선수인데, 이렇게 월드컵 첫 골 넣는 걸 보니까, 흐뭇하다..ㅋㅋㅋ




역시 프링스의 골이 오늘 나온 골 중에는 가장 멋있었다. 공인구 팀 가이스트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궤적이 아주 아름다운 골이었다. 근데, 머리는 왜 길러서리…-_-;;


완초페는 킬러 본능이란 무엇인지 아주 지대로 보여줬다. 완전한 찬스이긴 했지만, 찬스를 만들어내는 움직임도 좋았다. 그런데 오프사이드 룰 자체가 아주 애매하게 바뀌긴 한 것 같고, 논란이 될 장면을 많이 만들 여지가 있는 듯..


아. 클로제.. 지난 월드컵 때보다 더 좋아졌다는... 역시 분데스리가 득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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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30

스포츠 2006. 5. 10. 23:23

오늘로 월드컵 앞으로 30일이라고 한다. 나도 월드컵은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월드컵 D-30이라고 해서 특별한 날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오늘 내가 본 MBC 뉴스데스크는 월드컵 D-30 특집 뉴스로 처음 거의 10분 이상을 월드컵 소식으로만 채웠다. 다른 뉴스나 신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흔히들, 2002월드컵을 회상하면서 하는 말들이 "하나가 된 국민들" 이라고 한다. 물론 저도 그 때는 시청 광장에서, 독일전에서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쳤던 사람이지만, 전혀 우리 국민들이 하나가 되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 경기를 보는 순간에는 모두들 우리의 대표팀이 훌륭한 경기를 펼치기를 바랬겠지만,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다들 또다시 자신의 생활로 돌아가야 할 뿐이다. 잠시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해도, 사실은 모두들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하나로 된 국민"이라는 구호에는 이런 자연스러운 인간의 개성을 무시하는 측면이 있다. 이 구호에는 약간은 나쁜 정치적인 의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기는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우리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인 골 결정력의 문제, 선수들의 기본기 문제 등은 뭐 여러가지 다른 이유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아직 축구라는 스포츠의 기반 인프라가 우리 나라에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기본적인 축구 교육이 아직 어린 선수들에게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고 진학 위주의 학원 스포츠 교육 아래에서 기본기가 무시되고 창의적인 플레이는 이루어지지 않고 체력과 정신력만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나라에서, 또 다시 4강을 바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우리 나라가 많은 분야에서 고속의 압축 성장으로 커 온 나라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놀이 문화인 스포츠에서도 많은 부분들을 희생시키면서 압축적인 성장을 바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스포츠 분야에서는 기본적인 기반부터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남자 축구의 경우에 유소년 축구 분야는 꽤 기반 구조가 다져지고 있긴 하지만, 그 외의 분야들, 여자 축구나 지역의 동호인 축구 등에도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서 축구가 우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얘기가 많이 옆으로 샜는데..-_-;;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나라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환상적인 조 추첨 때문에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현재 우리 나라 국가 대표팀의 수비진은 강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구기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비가 강해야 하는데, 현재 국대의 수비진은 2002년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본다. 16강이 우리 나라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성적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16강에 반드시 들어갈 것처럼 호들갑 떨고 있는 언론들이 정말 밉다. 16강에 못 들었을 때, 또 뭐라고 할 것인지.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아서 자신들의 죄를 피해갈 것인지 두렵기까지 하다. 그리고 월드컵 마케팅으로 온갖 난리를 치고 있는 기업들도 밉다. 특히, 정말로 자발적이고 아름다웠던 길거리 응원을 기업 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꼴은 정말로 눈 뜨고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은 그런 부분들 때문에 좀 보기가 괴로울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다음 월드컵에는 이런 행사들이 좀 줄 것 같기도 하지만..


하지만, 우리 나라 국가 대표팀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응원하는 축구 팀이다. (우리 나라의 많은 사람들처럼) 물론 바르셀로나, 리버풀, 부산 아이파크 등등 좋아하는 축구팀이 그 외에도 많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팀은 우리 나라의 국가 대표팀이다. 그래서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좋지 못한 경기를 펼쳐서 성적이 좋지 못해도, 그 팀이 내가 응원하는 팀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기를 바란다. 그리고 세계 축구의 축제를 다들 재밌게 즐기길 바란다. 나도 경기들 만큼은 즐겁게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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