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음

라따뚜이 포스터


픽사 스튜디오는 <토이 스토리>이래로 3D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슈렉>의 드림웍스가 추격을 하고 있지는 하지만, 아직도 기술력에 있어서는 경쟁사들보다는 조금 앞서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영화 <라따뚜이>에서도 주인공인 쥐의 털의 질감을 표현하는 기술이나 환상적인 야경을 표현한 조명효과등은 정말 입을 딱 벌릴 수 밖에 없는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픽사를 기술력이 뛰어난 스튜디오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 그동안 이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단순히 뛰어난 3D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토이 스토리2>와 <니모를 찾아서>에서 볼 수 있었던 탁월하고 진부하지 않은 스토리 텔링,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살아있는 대사들로 가득찬 훌륭한 시나리오 능력등이 그들을 3D 애니메이션 전문 스튜디오가 아니라, 하나의 훌륭한 영화사로 만들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번 영화 <라따뚜이>도 역시 기술력과 시나리오 능력의 조화가 잘 된 작품이다. 나의 페이보릿 <니모를 찾아서>보다는 아주 약간 떨어지긴 해도, 그에 못지않은 훌륭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레미와 링귀니가 요리를 하면서 펼치는 몸개그 장면은 정말..환상적이었고, 수백마리의 쥐들이 등장한 요리 장면 또한 장관이었다. 깐깐한 비평가 안톤 이고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레미의 라따뚜이를 먹고 감동한다는 설정은 약간은 소박하고 진부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들 -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한 열정, 고상하고 우아한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등등 - 을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나레이션 형식으로 들려주는 이고의 글도 정말 좋았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정말 진심을 가득 담아서 이렇게 얘기하는 듯 하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아쉬움이라고 말한다면.. 글쎄, 영화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한계를 좀 느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프랑스 요리가 주요 소재인 영화이기 때문에.. 프랑스 요리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나같은 관객에게는 "라따뚜이"라는 음식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었다.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냄새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영화에서 만약 표현할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 영화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바램일 뿐이고.. 이런 것이 없더라도 <라따뚜이>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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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Ratatouille - IMDB
기발한 상상력! Rat's Recipe (쥐의 요리 비법) "라따뚜이" - 風林火山님의 블로그 (실제 라따뚜이 요리 스크린샷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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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롯데시네마에서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데이빗 핀처의 "조디악"을 보았다.

데이빗 핀처의 전작인 "세븐"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세븐의 모티브가 되었던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부터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일단, 보면서 첫번째 든 생각은 "세븐"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듀나는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에 둘을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했지만, 나는 "살인의 추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듀나의 말처럼 "살인의 추억"은 역사적, 사회적인 함의가 내포된 영화이고, 이 영화 "조디악"은 그에 비해서는 좀더 사건 자체에 집중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그 이 두 영화는 연쇄 살인 사건에 매혹되고 집착하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비슷하다는 것도. (특히 범인을 추정하고 거기 꿰어맞추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던지 하는 것들)

데이빗 핀처는 광고로부터 커리어를 시작한 감독답게 스타일로 지금의 명성을 이루었다. 나또한 세븐과 에일리언3에서의 그 감각적이고 현란한 스타일때문에 좋아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 특유의 스타일을 자주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나마 그 각종 신문기사들이 경찰서와 신문사의 벽과 공간들에 뿌려지는 장면 정도에서 이 영화가 데이빗 핀처의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니까. 그러나 잘 드러나지는 않아도 특히나 밤장면이 많았던 이 영화에서도 빛을 유려하게 이용하는 데이빗 핀처 특유의 스타일은 잘 발휘되었던 것 같다.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스릴러 영화와는 다르기 때문에, 드라마의 호흡은 가파르지 않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사건이 진행된 순서 그대로 이어지는 흐름은 사실 다소 느슨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디악 킬러 사건은 그냥 보여주기만 해도 충분히 극적일 수 있다” 라는 데이빗 핀처의 말 그대로, 사건 자체가 가지는 압도적인 힘이 영화에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라 아주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암튼, 올해 가장 기대했던 영화였는데, 나에게는 그 기대를 100% 이상 충족시켜준 영화였다. 2시간 반이나 되는 긴 러닝 타임동안, 관객인 나조차도 조디악 킬러에 대한 두려움으로 숨죽이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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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승리
레니 리펜슈탈 감독, 아돌프 히틀러 출연/기타(DVD)

전 하비스트 편집장이었던 이대영씨는 자신의 책 "알기 쉬운 세계 제2차대전사"의 서문에서 제2차대전은 역사적으로 아주 드물게, 선과 악이 꽤 뚜렷하게 구분되었던 전쟁이었다고 쓴 바 있다. 그리고 그 "악"이 가리키는 바는 다름아닌 나치 독일이다. 이 영화 "Triumph of the Will(의지의 승리)"는 그 악의 제국 나치가 절정을 누리고 있었던 1934년 독일의 뉘렌베르크에서 열린 나치 전당대회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다큐멘터리라고는 하지만, 단순한 기록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현대의 극영화 못지 않은 수많은 기교들 - 200대가 넘게 동원했다는 엄청난 수의 카메라로 만들어낸 다양한 앵글, 트랙을 동원한 카메라 이동, 바그너의 장엄한 음악에 리듬을 잘 맞춘 편집등 - 을 이용해서 일반 다큐멘터리에서는 보기 힘든 아름답고 장엄한 장면들을 연출해내고 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나치 전당대회를 영상에 담은 것이 아니다. 나치 전당대회 자체가 이 영화의 제작을 고려해서 계획되었고, 그에 따라서 일반적인 기록영화가 흉내내기 힘든 경지의 영상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당시 나치의 선전상이었던 괴벨스 박사는 이런 대중 선동의 천재였고, 이 영화도 물론 그런 선전 정책의 일부였다.

선전 정책의 산물이긴 해도, 이 영화는 그냥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선전 영화를 넘어서 시대를 앞선 성취를 이루어낸 작품이다. 사실 모든 영화는 언제나 특정한 의도를 보는 사람에게 요구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선전의 의도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의도를 너무나 분명하게 그리고 너무나 매혹적으로 담고 있다는 것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완성도는 뭐 완벽하다고 말할 정도이다.

믹 재거가 레니 리펜슈탈을 만났을 때, 이 영화를 15번 이상 봤다고 말했다는 모양인데.. 나도 믹 재거처럼 이 영화에 매혹당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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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리펜슈탈

이 영화를 연출한 레니 리펜슈탈은 여성 감독이다. 유망한 무용가였지만, 공연 도중 부상으로 무용가의 캐리어를 마치게 된다. 그 뒤에는 배우로 활동을 했으며, 주로 산악 관련 영화에서 주연 여배우로 활약했다고 한다. 미모도 뛰어나지만, "나치와 일한 유일한 여성"이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우 활동적이며 강인한 여성이었던 것 같다. 산악 영화를 찍을 때에도 직접 바위를 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72세에 스쿠버 다이빙을 배워서 해양 다큐멘터리를 찍을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생애 내내 보여준 여성이었다.

레니 리펜슈탈은 이 영화 외에도 베를린 올림픽을 기록한 "올림피아"를 제작했었는데, 이 영화 또한 대단한 걸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올림피아의 일부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뉴스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역주 장면이 모두 이 "올림피아"에서 발췌된 장면인데, 클로즈 업과 그림자를 촬영하는 등의 기교를 사용해서 훌륭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독일의 패전 이후로 전범 재판을 받긴 했다. 하지만 단순 협력이었다라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물론 그 나치 이미지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완전히 추방되었다. 그 후로는 사진 작가, 다큐멘터리 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후에 고백하길, 나치에 매혹되었었지만(Fascinated) 정치적으로 자신은 소박했고 무지했을 뿐이라고 말했단다. 사실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실제 그 당시 독일에 많은 사람들도 그러했고, 우리나라의 친일이나 독재에 협력한 사례들에서도 유사한 케이스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연히 그렇다고 해서 죄가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영화를 너무 잘 만들었다는 것.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치의 선전 정책에 일조를 했다는 것이다. 전쟁 후에 자신도 매우 고통스러워 했던 것 같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니..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무너뜨리거나 파괴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 고통은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겁니다. 이것은 너무나 큰 짐이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하는 적은 적절하지 않아요. 그건 너무나 부족한 표현입니다."
- 레니 리펜슈탈, 금지된 열정 본문중에서(출처: 알라딘)
위키피디아에서는, 레니 리펜슈탈 자신이 자신이 만든 영화가 선전정책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기록도 물론 있다. 사실 이게 좀 더 신빙성있어 보인다. 아무튼, 대단한 여자다. 잘못된 때에 잘못된 곳에서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만약 이 여자가 현재에 태어났더라면 뭔가 엄청난 업적을 남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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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

이 영화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모습은 바로 아래 캡쳐한 화면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아주 낮은 앵글에서 보는 히틀러는 하늘과 어울려서 마치 신과 같은 아우라를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거수한 모습이 보여주는 카리스마까지..

그리고 이 영화에서 히틀러의 연설을 직접 들을 수 있는데, 역시 대단히 웅변에 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동안 최고의 선동가로 알았던 괴벨스 박사보다도 훨씬 뛰어나다고 느꼈다. 나는 전혀 독일어를 알아 듣지 못하지만, 히틀러의 연설은 확실히 힘이 있었다. 손을 사용한 동작도 힘이 있었고, 특히 그 표정에서는 자신의 말에 100%확신을 하면서 연설을 한다는 자신감과 열정이 가득해 보였다. 하긴, 그랬으니 나치의 일인자가 되었던 것이었겠지만.. 하지만 당연히 그 연설은 지금 우리에게는 정말 섬뜩하게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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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주요 인물들

나치 전당대회이니만큼 당연하게 나치의 주요 인물들이 이 영화에는 모두 출연한다. 유명한 몇 명만 캡쳐를 해 봤다.

훗날 공군장관이 되는 헤르만 괴링. 엄청난 부호 집안 출신으로, 초창기 나치의 자금줄을 맡았다. 그 결과로 히틀러에 이은 2인자가 되었는데, 검소하게 살았던 다른 나치 지도자들과 달리, 나치 통치 기간 동안 엄청나게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전후에 그의 저택을 뒤졌더니 엄청난 양의 유럽 미술품들이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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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선전상 조제프 괴벨스. 역시 선전,홍보의 대가답게 연설도 추상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들로 넘쳐있었다. 히틀러가 자살한 다음날 가족과 함께 역시 자살했는데,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가면 끔찍한 그의 사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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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제 2인자 루돌프 헤쓰. 이 인간은 나중에 권력 싸움에 밀려서 그거 만회한답시고, 단신으로 영국에 가서 평화협상을 하겠다고 설치다가..체포되었다. -_-;;; (물론 점쟁이가 시켰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것도 다분히 신빙성이 있다. 히틀러를 포함한 나치가 성배같은 비의적인 것들에 집착한 것은 유명하다) 그리고는 전범 재판에서 종신형받고 감옥에서 죽었다. 독일의 네오 나치가 이 인간을 정신적 지도자로 생각한다는 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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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SA 사열 그리고 폰 힌덴부르크 추모식

아래 캡쳐는 SS(친위대), SA(돌격대)의 사열 장면인데, 이 영화에서 가장 장엄하고 멋진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다. 엄청난 수의 SA, SS대원들의 대열사이로 히틀러와 SS지도자 하인리히 히믈러, SA지도자 룀의 세명이 전 바이마르 공화국 대통령이었던 힌덴부르크를 추도하기 위해서 걸어가는 장면인데, 아주 높은 곳에서 전경을 다 잡으니까 꽤 멋지게 보인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스타워즈 1편에서 루크와 한 솔로가 훈장을 받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반지의 제왕 등의 여러 영화들의 장면들이 이 씬을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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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환호하는 독일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

이때만 해도 아직 전쟁을 일으키기 전이었고, 나치의 정책으로 인해서 독일의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졌을때라, 나치와 히틀러의 인기는 상당했던 것 같다. 많은 장면에서 히틀러에게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장면들에서 생생한 표정들을 볼 수 있었다. 아래 저 활짝 웃는 소녀는 전쟁 후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엄마와 함께 하일 히틀러의 경례를 하는 저 꼬마의 나머지 인생은 어땠을까. 언제나 저런 생생한 표정을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그런 것이 바로 이런 기록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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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웹페이지

아돌프 히틀러(영문 위키피디아)
레니 리펜슈탈(영문 위키피디아)
조제프 괴벨스(영문 위키피디아)
루돌프 헤쓰(영문 위키피디아)
헤르만 괴링(영문 위키피디아)
의지의 승리(영문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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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일족(華麗なる一族)>은 <하얀 거탑>, <불모지대> 등의 소설로 유명한 야마자키 토요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이다. 그 유명한 SMAP의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을 맡았고, 일본 TBS가 개국 55주년을 맞이해서 특집으로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서 제작한 대작 드라마로 현재 한국에서는 XTM에서 매주 일요일 밤 12시에 방송중이다.

올해 초 <하얀 거탑>이 끝났을 즈음, 이 드라마에 대해서 듣게 되었고 또다른 야마자키 토요코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어둠의 경로를 뒤져서 다운로드...^^;; 찔끔찔끔 보다가..어제서야 겨우 다 보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3월에 종영된 모양으로, 아마 우리 나라의 일본드라마 매니아들도 벌써 오래 전에 다 보았을 듯.

이 드라마의 배경은 1966년에서 68년에 이르는 시기로, 일본이 올림픽, 만국박람회 등의 유치와 함께 본격적으로 고도성장기에 진입하던 시절이었다. 관주도의 금융 대통합, 제철 산업의 성장과 같은 당대의 역사속에서, 한신 은행의 총재이자 만표 일족의 가장인 아버지 만표 다이스케와 계열사 한신특수제강의 전무인 아들 만표 텟페이의 갈등이 이 드라마의 기둥 스토리를 이루고 있다.

일족이라는 제목답게 가족 한명 한명 거의 모두의 얘기가 담겨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갈등의 당사자인 아버지와 장남 두 사람이다. 원작에서는 아버지 쪽에 더 중심이 있었다고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일본의 탑 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연기한 만표 텟페이 쪽이 더 비중이 크다. 이 드라마에서 만표 텟페이는 아주 이상적인 일본의 젊은 리더 상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고 재능이 있으며, 자신의 꿈을 향해서 열정적으로 노력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관대해서 인기까지 있는.. 현재 다소 활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일본의 젊은이들에게는 귀감이 될 수 있는 리더의 모습을 이 드라마는 만표 텟페이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드라마의 퀄리티는 훌륭하다. 그 당시의 거리 모습과 자동차들, 거리를 달리는 전차 등을 완벽하게 재현한 고베 시내 세트나 한신 특수 제강 세트(여긴 용광로를 아예 하나 들여 놓은 듯..ㄷㄷㄷ)등을 보면 돈을 들인 티가 확실히 난다. 그리고 기무라 타쿠야를 비롯한 출연진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10회(보통은 45분, 첫회와 마지막회는 90분) 정도의 길지 않은 분량이라. 흐름도 빠른 편이고 그에 따라 긴장감도 적절.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역시 완전히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일본 최고 수준의 드라마라, 아주 훌륭했다. 보는데 조금 오래 걸리긴 했지만..-_-;;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역시 다운받아놓고 아직 하나도 보지 못한 일본판 <하얀 거탑>에 도전을 해 봐야 겠다.

* 기무라 타쿠야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주인공 하울역의 목소리 연기를 한 바 있다. 그 때의 상대역이 바로 62세의 노배우 바쇼 치에코였는데, 이 드라마 <화려한 일족>의 내레이션이 바로 그 바쇼 치에코의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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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일족 관련 웹 페이지 링크
화려한 일족 한국어 위키 페이지
화려한 일족 일본어 위키 페이지
일본 TBS 방송 화려한 일족 공식 메인 페이지
XTM 화려한 일족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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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영화 2007. 7. 9. 23:40
* 이 영화 사실 볼 생각 전혀 없었다. 특히 필름 2.0 기자이신 허지웅님 블로그의 글 - 트랜스포머 단평 - 을 읽고 나니, 절대로 보면 안 되겠구나..하는 생각 마저 들었었으니까. 그런데, 개봉 후에 블로고스피어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예상 외로 너무 좋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놀랬다.-_-;; 그래서 결국 봐버렸다. 도대체 어떤 영화인건지..

* 그런데..전체적으로는 나 또한 재밌게 본 편이다. 일단 눈이 즐겁다. 마이클 베이가 확실히 화면은 잘 만든다. 물론 엄청난 제작비의 힘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특수효과 전문업체들인 ILM과 디지틀 도메인이 참여한 CG도 대단했다. 변신할때마다 너무 번쩍거린다는 느낌이 없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고 좋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로봇 생김새는 조금 맘에 안 들긴 한다. 로봇들의 움직임도 생각보단 자연스럽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특히 샘이 집에서 안경을 찾는 씬에서 샘의 아버지가 창을 내다 보자, 로봇들이 여기저기 숨는 장면은 정말 훌륭했다.

* 요즘 한창 화제에 오르내리는 F-22 랩터도 몇 장면 출연하더니.. 디셉티콘의 비행기 로봇인 스타 스크림에게 박살이 났다.........-_-;; 이거 좀 웃겼다.

* 어떤 영화에 나와도 존재감을 줄 수 있었던 배우였던 존 보이트와 존 터투로는 정말 ..ㅜ.ㅜ

* 사실 아직도 마지막에 메가트론을 어떻게 해치웠는지 잘 모르겠다. 큐브로 뭔가 어떻게 한 것 같기는 한데.. 암튼 이런 영화에서 선이 악을 이긴 것이 중요하지 방법은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하고 넘어갔다.

* 옵티머스 프라임 정말 멋있다. 그거 장난감은 하나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근 변신 가능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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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영화 2007. 6. 2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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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CGV상암에서 보고 왔다. 몰랐는데, CGV상암에는 인디영화관이라고 이름붙여진 다소 작은 상영관이 하나 있었고, 그 곳은 현재 흥행영화들과는 별도로 인디영화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는 듯 하다. 스크린이 생각보다는 좀 작았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영화관에서 봤다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초속 5센티미터"는 3편의 단편 - "앵화초(桜花抄)", "코스모나우트", "초속5센티미터" - 으로 구성되었지만, 독립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시간 순서로 연결된 한 쌍의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 모두 그렇듯이 영화도 스토리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사실상 "별의 목소리"부터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와 이 작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똑같은 스토리의 변주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스토리는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학창 시절의 첫 사랑, 헤어짐, 그리고 그리움, 추억들.

유치해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테마를 신카이 마코토가 풀어가는 방법은 언제나 똑같다. 서정적이고 감수성 풍부한 나레이션, 훌륭한 디테일을 보여주는 정말 아름답고 빛나는 일상의 이미지들. 이번 작품은 이런 것들을 거의 극한에 이르기까지 밀어붙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느낌이다. 전작들과 다르게 SF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고, 현대 일본을 무대로 한 것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는 파란으로 가득찬 드라마도, 극적인 변절도 갑작스런 천계도 거의 없습니다만, 결국 세계는 살아가는 데에 충분한 깊은 맛이나 아름다움을 여기저기에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현실의 그러한 측면을 필름 안에 잘라내, 다 보고 난 후 익숙한 풍경이 평소보다 빛나 보여 오는, 그런 일상에 의한 작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말에서

분명히 말해서, 신카이 마코토가 표현해낸 빛과 이미지들 - 하늘과 구름과 태양 그리고 그 빛을 받아서 빛나고 있는 많은 일상의 사물들 - 은 정말 아름답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는 교실의 책상들, 편의점, 전신주같은 정말 흔하디 흔한 풍경들마저도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아름다운 것들을 내가 주의깊게 보지 않고 흘려보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조차 들게 만들 정도니까.

하지만,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미지와 나레이션에만 의존하다 보니까, 이야기 구조는 당연히 약하다. 처음 두 에피소드는 아주 짧은 이야기이고, 3번째 에피소드는 거의 통째로 주제가인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의 뮤직비디오 형식을 취하고 있기까지 하니까. 그러다보니, 1,2번째 에피소드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3번째에서 제대로 마무리되고 있지 않는 듯한 느낌이 다소 있었다. 어차피 이야기를 보는 영화가 아니니까, 이미지를 통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니까 상관은 없다. 그리고 이 노래, 아주 괜찮다.

암튼, 아주 큰 스크린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화관에서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혼자서 컴퓨터의 모니터로 - 소리는 헤드폰으로 듣는 - 보는 것보다는 정말 훨씬 좋았다. 앞으로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극장에서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속 5센티미터 공식 홈페이지: http://5cm.yahoo.co.jp/index.html
초속 5센티미터 한국 공식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chosok5cm
신카이 마코토 홈페이지: http://www2.odn.ne.jp/~ccs50140/

아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퍼온 이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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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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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발보아

영화 2007. 4. 1. 02:13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극장에서 내려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ㅎㅎ

암튼, 록키 발보아를 봤다. 스토리는 다들 알다시피 50이 넘은 록키 발보아가 현역 헤비급 챔피언에게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그 나이에 무슨 복싱이냐고 하겠지만 조지 포먼 옹께서 이미 몇년전에 시도하신 적이 있다. 그리고 록키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나오면 당연히 실베스터 스탤론이 복싱을 해야 하는 거다. 그 외에 록키란 있을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는 매우 흥미있게 보았다. 에이드리안이나 과거의 것들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록키의 모습이나,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아들의 행동 등의 그다지 공감하지 못한 부분들도 없지 않았지만, 나이를 초월해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하는 록키의 모습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시합 장면은 조금 실망했다. 록키라면 좀 더 스트레이트하게 시합장면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기교가 들어간 화면 구성이나 편집 등이 나올 때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실베스터 스탤론의 나이를 감안해서... 그런 격렬한 시합장면을 많이 촬영하기에는 무리였을 것이므로..이해하기로 했다.

엔딩 크레딧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훈련하는 록키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부터 마지막 록키가 아침해을 보며 서있는 뒷모습까지.

나와 같은 록키1편의 팬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영화이다. 물론 1편에는 절대로 못 미치겠지만,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옛 영웅으로부터 온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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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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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

영화 2007. 3. 12. 11:50

그렇게까지 보고 싶었던 영화는 아니었는데, 극장에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보게 되었다. (원래는 록키 발보아를 보고 싶었다) 사실 많이 기대는 안 한게, 그냥 뻔한 성공 스토리가 아닐까 생각해서였다.

그리고 정말 뻔한 스토리긴 했다...

윌 스미스가 연기한 크리스 가드너란 인물은 잘 팔리지 않는 의료기기를 세일즈하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아내가 집을 나간 후 아들과 함께 집도 없이 모텔과 노숙자 숙소를 전전하게 된다. 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증권회사에서 20:1의 인턴쉽 과정을 1등으로 마치고 수백만 달러를 버는 주식 중개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스토리이다.

솔직하게 아주 재밌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실화에 바탕을 둔 얘기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주식 중개인이 된다고 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참 훌륭한 성공 스토리긴 하지만 영화로 만들기에는 좀 재미가 없다. 뭔가 화려하거나 박진감 넘치는 장면 같은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주연인 윌 스미스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전체적으로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뻔한 연기를 한 부분들도 적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동안 인디펜던스 데이나 나쁜 녀석들 같은 액션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느라 아직 높은 레벨의 연기력을 가다듬을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 - 크리스 가드너가 1등으로 인턴쉽을 마쳐서 정직원이 된다는 것을 회사의 중역들에게 듣던 순간 - 에서의 윌 스미스의 연기는 정말로 대단했다. 마치 정말 그가 크리스 가드너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눈물이 흐르고 온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으면서도,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에게 차분하게 감사를 표하던 모습에서,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 그리고 기쁨, 그 동안의 모든 시련을 이겨냈다는 뿌듯함 등을 모두 볼 수가 있었다. 그래 이 정도의 연기를 해냈기 때문에 그를 아카데미도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연기를 하는 배우로 인정 받은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물론, 이런 뻔한 영화 말고.. 더 좋은 영화(혹은 감독님)을 찾아 보길..


IMDB 윌 스미스 페이지

IMDB 행복을 찾아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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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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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영화상 시상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평생을 영화에 바친 노대가에게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할 때이다. 예전에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구로자와 아키라에게 공로상을 수상하던 장면이나, 그리고 올해 드디어 아카데미의 한을 푼 마틴 스콜세지를 시상자인 프란시스 코폴라,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가 - 그리고 시상식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 축하해주는 장면 등이 바로 그런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올해 시상식에서는 또 하나의 멋진 장면이 하나 더 있었다. 이제는 거장이 된 마카로니 웨스턴의 스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마카로니 웨스턴의 또다른 아이콘인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에게 공로상을 시상하던 순간이었다. 거의 50여년 동안 무려 400편의 영화음악 - 이건 정말 대단하다 - 을 만들어낸 이 거장에게,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이 존경을 표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엔니오 모리코네는 수상소감 - 이탈리아어로 말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통역을 해야 했다 - 에서, 겸손하게도 이렇게 말했다.

"My deep gratitude goes to all the directors who had faith in me -- without them, I wouldn't be here today"
"나를 믿어준 모든 감독들에게 정말로 감사를 드린다. --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여기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시상식에서는 또 그가 했던 여러 영화들의 장면과 음악 - 미션, 벅시, 천국의 나날들, 언터쳐블 등 - 이 그를 소개하는 화면으로 나왔었고, 가수 셀린 디온이 그를 위한 헌정 공연을 하기도 했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그의 말 - "This Oscar is not a point of arrival, but a starting point to continue writing with the same passion and commitment he's had from the very beginning on the screen." "아카데미 수상은 끝이 아니라 내가 영화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가져왔던 열정과 헌신으로 계속 작곡을 하기 위한 시작이다" - 처럼 계속해서 멋진 음악들을 만들어 주기를 영화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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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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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OCN에서 정다빈, 송승헌 주연의 "그놈은 멋있었다"를 봤다. 사실 평소라면 절대로 봤을 리가 없는 영화고, 이 시간 대에 할 리도 없는 영화이다. 그러나 이제는 고인이 되어 버린 정다빈 양이 출연하는 영화였던지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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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원작은 바로 초인기(?) 작가인 귀여니양의 동명 인터넷 소설이다. 주독자층이 초,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인 작품이기 때문에, 내가 이 영화에서 그다지 재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_-;;

정다빈양이 맡은 여주인공은 뭐 전형적인 캔디 스타일이다. 평범하지만 싸움짱의 멋진 남학생으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는 귀여운 아가씨인데, 사실 아주 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다빈양이 그렇게 모던한 미인형은 아니지만 톡톡 튀는 발랄한 연기 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잘 어울린다. 그런데 싸움은 잘 하지만 머리에 든 것은 그다지 없고 좀 싸가지가 없어 보이는 남자 주인공에 송승헌은...좀 많이 에러다... 이 역은 역시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배역과 엄청난 싱크로율을 자랑한 바 있는 권상우가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특히 매우 중요한 대사인 "한예원 나 너 졸라 좋아한다.."를 하는 장면에서는 그게 정말 자기가 쓰는 말처럼 진심으로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그냥 대사니까 한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암튼, 이 영화 그다지 흥행에 성공하지 못 했다. 사실 "그 놈은 멋있었다"는 귀여니의 대표작인 동시에 10대 인터넷 소설의 대표작이다. 그런데도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송승헌이라는 미스캐스팅보다 인터넷 소설의 문체/언어 등이 영화로 잘 옮겨지지 못한 점 - 그걸 그대로 옮기니 사실 좀 저항감이 생긴다 - 이 더 크지 않나 싶다. 그리고 개그 코드가 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전체를 통털어서 내가 웃은 장면은 송승헌이 밤에 정다빈에게 전화를 했을 때 정다빈과 정다빈의 엄마가 같이 그 전화를 받았다가 서로 전화한 줄 알고 싸우는 장면(화면 분할로 보여준..)뿐이었으니까..

생각보다는 괜찮았지만, 원작의 재미에는 좀 많이 부족한 영화였다. 이 영화가 잘 되었다면 정다빈 양의 운명도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정다빈 양의 연기는 물론 자신의 스타일 밖으로는 전혀 나갈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긴 했어도 그 스타일 하나 만큼은 꽤 잘 한다고 여겨졌었는데 말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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