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일본은 약하지 않은 팀이다. 선수 전원의 패스웍이나, 개개인의 볼 키핑 능력등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팀이다. 하지만 항상 2% 부족한 점을 드러낸다. 모두들 - 일본팬들조차 - 포워드진을 탓하지만, 포워드진만이 욕을 먹을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문제는 팀 전체적으로 박력이 부족하고, 어떨 때는 예네가 도대체 이길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지난 98년 월드컵을 보면, 일본팀은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를 맞아 아주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지만 마지막 자메이카와의 경기에서는 아주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줬었다. (반면 네덜란드를 맞아 5-0으로 대패를 당한 우리 나라 팀은 마지막 벨기에를 맞아서 그야말로 정신력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멋진 경기를 보여줬었다.) 이 날 호주와의 경기도 마찬가지. 일본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호주도 사실 그다지 잘 한 경기가 아니었다. 마지막 8분을 제외하고는 아주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히딩크의 팀답지 않은 면이 분명히 있었다. 경기 자체는 계속 주도했지만, 아주 답답한 경기를 보여줬다. 물론 일본도 그렇겠지만, 너무나 더웠던 날씨의 영향이 분명히 있기는 했을 것이다.


일본의 첫골은 사실 명백한 오심이었다. 야나기사와가 뒤에서 민 것은 심판이 못 봤을 수도 있었지만, 타카하라가 손으로 밀어 제친 것을 못 봤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그 지역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도 키퍼 보호 구역이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일본의 코마노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넘어진 것도 페널티 킥이 명백하다. 일종의 보상 판정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보상 판정이라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아무튼, 이 게임은 오심이 많았고,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꽤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오심도 결국 경기의 일부이고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히딩크는 또 다시 마법을 보여주었다. 후반에 카힐과 알로이시를 교체해 넣을 때, 많은 우리 나라 팬들은 이탈리아 전이 오버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교체는 또다시 성공했고, 우리 나라에 이어서 호주에서도 히딩크는 영웅이 되었다. 물론 지난 월드컵의 이탈리아 전의 교체는 지는 것보다는 이기기 위해서 할 건 다 해본다라는 것이었던 데 반해서, 이번 교체는 다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 전날 멕시코가 보여준 것처럼, 처음부터 주축 선수들을 전반에 쉬게 해서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마지막 8분 사이에 3골을 넣어주면서 완벽한 용병술에 의한 승리를 얻어낼 수 있었다. 암튼 대단한 사람이다. 운도 많이 따르는 것 같지만, 실적을 내고 있으니.. 이번 호주 대표는 조금 기대를 해봐도 될 듯 하다. 브라질은 모르겠지만, 크로아티아와는 한 번 해볼만 한 팀이기 때문에 좋은 승부를 기대하고 있고, 16강에 진출하는 것도 힘들지 않은 것 같다.



* 이 사진은 경기 종료 10분전 이기고 있을 때, 일본의 신문사에서 만들었던 월드컵 승리 호외
물론, 쓰지 못하고 전량 폐기...ㅎㅎㅎ



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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