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

2006. 3. 11. 15:12
<다빈치 코드>를 읽었다. 괜히 다른 사람들 다 보는데 나만 안 보면 좀 두렵기도 하고..^^;; <푸코의 진자>에 나왔던 성당기사단을 다룬 소설이라니  흥미가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실은 알라딘 책 소개 페이지에서 봤던 "형식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비슷하지만 <장미…>가 그레고리안 성가나 바하의 음악 같다면 이 소설은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 기분이다" 라는 말에 혹했다. "음..그렇다면, 훨씬 진도가 잘 나가겠군" 이라고 생각했던 것...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읽은 다음에 내린 결론은 움베르토 에코와 비교하는 것은 좀 아니라는 거다. 누군가의 블로그에는 "그건 모차르트를 두 번 죽이는 일이에요.." 라고...

실제로 진도는 엄청나게 빨랐다. 마치 예전에 <링> 시리즈를 읽을 때처럼 끝까지 한 숨에 읽어버렸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그것이 스토리 자체가 매력이 있다던지, 반전의 묘미가 있었다던지 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결말 부분에는 작가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반전을 계속해서 시도를 했지만 별로 대단하지 않습니다. 똑같이 절름발이가 진범이지만, <유주얼 서스펙트>쪽이 훨씬 낫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예수의 성배와 성당 기사단 등에 대한 얘기들도 뭐 놀랍지는 않다. <푸코의 진자>에서도 다 나왔던 얘기였고, 인터넷 등에서 떠돌아다니는 음모론 얘기 중에는 더한 얘기들도 많으니까...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이다 보니 교황청이나 우리 나라 기독교계에서도 이 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실제로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할 뿐 아니라, 그대로 믿을 사람들이 많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성배"가 여성성에 대한 은유이며, 교황청에 의해서 은폐되고 무시되었다라는 게 사실 여기서 말하는 성배에 대한 진실인데, 여기 대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종 비평이나 블로그 등에서도 언급을 하고 있듯이, 그런데 왜 소설에는 여자 특히 소피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이 크지 않은가라는 비판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런 철학에 기반해서 소설을 쓰지 않았다는 건 분명해 보이니까. 그냥 배경으로만 쓴 것일 뿐..

아무튼, 에코랑 비교하지 않고 지적 호기심 등의 생각도 버리고 편안하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영화가 나올 테니까, 영화를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 생각으로는 영화가 좀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더 압축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그리고 더 서스펜스 넘치는 스토리로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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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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