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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11 브로크백 마운틴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 2006. 3. 11. 14:59


씨네 21에서 짐 호버먼이 "타이타닉 이후로 가장 정통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쓴 걸 봐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영화는 아주 정통적인 멜로 드라마이다. 두 연인이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물론 남녀 관계가 아니라, 남남 관계라는 것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에니스 델 마" 역을 맡은 히스 레저가 참 인상에 많이 남는다. 처음 이별 때 벽을 치면서 통곡하던 장면이나 이별 후 첫 만남을 창가에서 하염없이 밖을 쳐다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장면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과묵하고 감정을 많이 드러내지 않고, 또 그래서 결국 억제된 사랑과 욕망으로 인해서 가끔 매우 폭력적이기도 한 사람이고, 또 그만큼 사랑이 깊은 - 연인 잭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천사들인 두 딸에 대해서 - 꽤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였던 것 같은데, 훌륭하게 연기해낸 것 같다.

영화는 조금 길다 싶을 정도로, 그 두 연인의 일상을 많이 보여준다. 그 둘은 모두 가족을 갖게 되지만, 그 가정 생활이 당연히 해피 엔딩이 될 수는 없었다. 둘은 계속해서 만나게 되고, 결국 그들 자신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에게도 그 둘의 만남은 상처가 된다. 이 영화는 그걸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이 영화는 보편성을 얻고, 모든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야기가 된다. 동성애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과 사람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예전의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 도 그랬고, "와호장룡" 도 그랬지만, 이안의 영화는 볼 때보다, 보고 난 후에 가슴에 남는 영화이다.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가 주위의 누군가의 실제 삶을 영화로 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허상인데도, 공감하고 그들의 아픔을 마치 우리가 느끼는 듯 하다. 같은 아시아인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미국에서도 흥행이 잘 되었다고 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닐 것 같긴 하다. 아무튼 훌륭한 영화를 봐서 매우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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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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