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저녁 경기라 집에 와서 TV를 켜니 이미 2쿼터. 11점차로 전반을 앞선채 끝내기는 했다. 하지만 팀의 주득점원 마퀸 챈들러가 가벼운 부상으로 출전을 못 하는 상황이어서, 꽤 불안했다. 상대팀에는 1순위의 괴물 용병 테렌스 섀넌이 있으니까..

역시 예상대로 3,4쿼터에서 테렌스 섀넌은 엄청났다. KT&G의 골밑은 섀넌의 놀이터였다. -_-; 그래도 커밍스의 중거리가 괜찮게 들어가면서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4점차까지 쫓기는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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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주희정, 양희종, 이현호 등 여러 선수들의 활약으로 점수차를 지켜냈고 막판에는 10점차로 더욱 경기를 벌릴 수가 있었다. 이현호는 섀넌을 막으면서 4쿼터에만 반칙 5개(-_-;;)를 하면서 고생을 좀 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주희정의 어시스트를 받아서 3점슛을 하나 성공시켜 주면서 경기 흐름을 지켜내 주었다.

주희정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앞서 말한 이현호의 3점슛도 주희정의 어시스트였고, 암튼 위기의 순간에 언제나 침착하게 팀을 이끌어간 것은 바로 주희정이었다. 4쿼터 막판에는 황성인을 앞에 두고 귀중한 턴어라운드 슛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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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의존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은 KBL에서, 용병 하나 없이 승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이 날 경기를 이기면서 팀 전체적으로 분위기와 자신감이 좀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다. 유도훈 감독도 그런 면을 기대했는지, 경기 전에 양희종 선수 등에게 용병이 없으니 더 많이 뛸 수 있어서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고.

다음 경기는 1위 원주 동부와의 홈게임인데, 아마도 챈들러는 뛰지 않을 것 같다. 진단 결과 허리 염좌로 1주가 필요하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전에서 챈들러가 없다는 것은 당연히 치명적이다. 그나마 좋은 팀 분위기와 주희정의 솜씨를 기대해 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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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T&G와 KTF의 안양경기를 Xports 중계로 봤다. 전반은 못 보고 후반부터 봤는데, 스코어가 41-22. 전반 기록을 보니 필드골 성공률, 리바운드 등등 모든 면에서 KT&G가 KTF보다 나았고, 특히 어시스트에 있어서는 14-4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3쿼터에서도 이런 양상은 계속 되었다. KTF는 지역방어를 사용했는데, KT&G선수들은 성급한 공격을 하지 않았고 충분하게 공을 돌리면서 여유있게 공격을 했고, 그것을 착실하게 성공시켜나갔다. 반면 KTF는 KT&G의 효과적인 더블 팀 수비에 공도 효과적으로 돌지 않았고 공격도 다소 무리한 시도가 많았다. KT&G는 수비 성공시 바로 빠른 속공 전환을 통해서 자신들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는 모습이었다. 주희정의 멋진 패스를 받은 김일두는 커리어 첫 덩크슛을 작렬하는 등, 3쿼터 KT&G의 속공 런은 ㄷㄷㄷ이었다.

결국 3쿼터를 마친 시점에 점수차는 26점. 4쿼터는 통째로 가비지 타임이 되고 말았다. 최종 결과는 90-64 KT&G의 26점차 대승. 이번 시즌 최고 점수차 게임이 되었다.

유도훈 감독의 이 팀은 갈수록 맘에 든다. 강력한 수비에 바탕을 두고, 그 수비의 성공을 기반으로 속공을 전개하는 모습은 살짝 스퍼스를 연상케 한다. (물론 던컨같은 강력한 빅맨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은 수비 조직력이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에 KCC같은 팀에게 고전했지만) 또 무엇보다도 팀의 모습에서 일관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 이건 이번 시즌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고무적이다. 아직은 중위권이지만 시즌 말미에는 상위권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주희정의 오늘 모습은 참 좋았다. 플레이도 물론 좋았지만, 여러번 활짝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많이 잡혔는데, 팀 분위기가 참 좋은 모양이다. 외국인 선수 챈들러와도 많은 대화를 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말수가 적은 선수라던데, 팀의 리더가 저렇게 배려해주면 적응도 쉽게 하지 않을까 싶다. 암튼 이 분위기 계속 이어나가 주길..

* 시즌 초 KTF로 이적한 양희승이 이적 후 첫 안양 방문. 하지만 5점에 그쳤다.

* 오늘 경기는 KBL 역사상 첫 여성 심판인 박윤선씨의 데뷔전이었다. 앞으로 섬세한 판정을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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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라이브로 보진 못하고, Xports 녹화중계로 시청했다. 연장 혈투 끝에 KT&G가 KCC에게 94-96 패배..

아래는 몇가지 감상

1. 오늘 KCC 정훈이 잘 했다. 10득점에 3점슛도 2쿼터에 2개나 넣어주었다. 2,3쿼터에는 꽤 많은 출전시간을 받고 있는데, 오늘처럼 쏠쏠한 롤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주면 앞으로도 중용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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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희정 3점이 꽤 좋았다. 4개나 성공시켰고,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이었다. 하긴 성공률은 매년 계속 향상되기도 했고 리그 탑 수준이었던 것 같다.

3. KT&G의 용병 챈들러는 득점왕을 노려 볼만한 수준인 것 같다. 슛도 좋고 골밑에서의 기술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챈들러를 이용하는 패턴플레이도 다양해보이고. 반면 다른 용병 커밍스가 안습이고, 다른 국내선수들은 득점에 대해서라면 더욱 안습. 오늘도 결국 챈들러의 연장 초반 오펜스 파울로 인한 파울 아웃이 가장 큰 패인이었던 듯.

4. KT&G 선수들이 수비에 있어서 참 열심히 뛰긴 하는데, 너무 생각만 앞서다 보니 쓸데없는 파울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오늘도 2쿼터에 꽤 많은 앤드원을 헌납했는데 그럴 때는 그냥 2점을 줄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이건 아마도 KBL 대부분의 선수들이 해당될지도..)

5. 양희종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거의 출장도 제대로 못한 듯...

6. 암튼, 전주 KCC 홈이긴 했지만 이길 수 있었던 경기같은데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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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 사는 것도 아니고, KT&G 카이츠라는 팀을 예전부터 응원해오던 것은 아니지만, 오로지 주희정이 속한 팀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내가 KBL에서 가장 좋아하고 응원하는 팀은 KT&G 카이츠이다.

오늘 KT&G 카이츠가 대구에서 오리온스와 2007-2008 시즌 개막전을 치뤘다. 결과는 78-68 패배

두 외국인 선수 - 마퀸 챈들러와 TJ 커밍스 - 가 37점을 합작했고, 루키 양희종이 14득점으로 활약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결국 68점밖에 득점하지 못하면서 패하고 말았다.

양희종의 데뷔전은 정말 대단했다. 물론 4쿼터에 중요한 턴오버 몇개를 저지르면서 역시 아직은 루키라는 사실을 절감해야 했지만, 14득점이라는 기록 외에도 여러 근성과 센스가 있는 플레이들을 보여주었다. 4쿼터에 벤치로 물러난 뒤에 보여준 아래와 같은 표정을 보니 승부근성도 꽤 있는 것 같고.. 암튼 올 시즌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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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황진원의 가드 조합은 아직은 물음표인 것 같다. 꾸준하게 3점을 향상시켜왔던 주희정이 오늘 3점슛 대삽질을 한 탓도 있지만, 속공과 지공 어느 상황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질 못했고, 공도 원활하게 돌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인 듯 싶고. 지난 시즌에도 초반 삽질 이후 유도훈 감독의 지도 아래 갈수록 플레이가 좋아졌으니, 올해도 그런 흐름을 기대해봐야 싶을 것 같다.

오리온스에서 눈여겨 본 선수는 역시 슈퍼루키 이동준인데,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득점은 8에 그쳤지만, 리바운드 8개, 블록슛 2개 등등 운동능력을 활용한 수비에서 괜찮은 모습이었다. 트리밍햄과 브레넌에다가 이동준까지 좋은 모습 보여준다면, 올해 오리온스 골밑은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KT&G로서는 원정이긴 했지만 개막전에서 지면서, 약간은 아쉬운 게임이 되고 말았다. 주희정 외에는 지난 시즌의 멤버가 하나도 없는 스타팅이기 때문에 아직은 정비해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 그리고 올해는 KT&G 서포터스에 가입하고 경기도 좀 보러가야 겠다. 유니폼 마킹은 당연히 넘버9 주희정으로..^^

* 캡쳐 이미지 출처는 DC 농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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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KBS N Sports 채널에서 해주는 비야레알 vs 발렌시아의 스패니쉬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비야레알의 창조적인 미드필더 로베르 피레스를 보면 항상 스티브 내쉬가 연상이 된다. 긴 머리를 포함한 외모가 조금 닮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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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YouTube에서 찾은 피레스 믹스


이건 스티브 내쉬 믹스


일단 이 두 선수의 가장 닮은 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스피드가 아닐까 싶다. 그냥 단순히 신체적인 스피드만은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할 만큼만 빠른 것, 1초 아니 10분의 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의 판단의 스피드, 그리고 그 판단을 수행하는 스피드.

그리고 또 하나 창조성. 예상치 못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는 마치 마법사와 같은 선수라는 점에서도 둘은 매우 닮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플한 플레이. 페인트 모션은 최소화시키고, 오직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플레이만을 하는, 현란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다시 보면 볼 수록 너무나 아름다운 플레이. 이런 점에서도 둘은 너무나 닮아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스티브 내쉬도 축구를 잘 했지 아마. 토트넘 핫스퍼의 팬이기도 하고..^^




* 다만, 아쉬운 건 내가 이 두 선수를 참 좋아하긴 하지만, 피닉스 선즈와 아스날의 팬은 아니라는 것이다. ^^;; EPL에서는 리버풀, NBA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라는 원수는 아니지만 나름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팀들을 응원했던지라.. 하지만 올해에 로베르 피레스가 뛰고 있는 비야레알은 한번 좋아해볼까 생각을 한 번 해봤는데.. 역시 FC바르셀로나를 버릴 수가 없다...^^;;;

* BasketBlog.Net에 가입한 이후에, 도통 거기 올릴만한 포스팅을 한 적이 없어서.. 다소 억지스럽긴 해도 열심히 작성해 보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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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쉬운 경기였다.

4쿼터 막판, 2점차로 추격하면서 역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었지만...

김주성의 패스가 가로채기 당하면서 속공 허용, 파울 작성 후에 상대방이 두개 다 놓친 자유투에서 공격으로 연결을 못 시키게 만든 공격 리바운드 허용, 마지막 몇초 남기고 2점차에서 결국 슛도 못쏘게 되어버린 김주성의 드리블 실수,,

결국 막판 몇 초 사이에 몰아서 나와버린 이 실책들로 인해서 역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물론 경기 내내 리바운드에서 크게 뒤지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놓쳐버린 점이 더 큰 패인이지만, 마지막 저 실수들은 너무 아쉬었다.

준결승에서 레바논에게 76-74로 패배. 사실상 베이징 올림픽 출전 좌절...

전반적으로 사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다. 2쿼터와 4쿼터에서 재미를 톡톡히 본 2-3 지역방어라던지 수비는 비교적 괜찮았지만.. 공격에서는 너무 선수들에만 의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승진이 패스도 많이 늘었던데 거기서 파생되는 세트 플레이도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양동근이나 김승현, 그리고 김민수나 김주성을 이용해서 픽앤롤이나 픽앤팝 같은 다양한 공격 패턴이 있었다면, 3쿼터에 그렇게 삽질을 하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암튼,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하승진이라는 아시아권 최정상급의 센터를 얻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 하다. 그리고 3위가 되면 플레이오프에도 나갈 수 있으니.. 거기에도 희망을 걸어 볼 수 있겠고. 정말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보고 싶었는데..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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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에서 이라크가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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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전쟁과 테러로 피폐해진 이라크의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기쁜 소식이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라크의 선수들도 인터뷰마다 조국의 국민들을 위해서 노력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네이버 뉴스에서 잠시 인용을 해보면...

승부차기 선방으로 한국전 승리의 주역이 된 누르 사브리 골키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처입은 모든 국민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면서 “대회가 시작되기 4일전 처남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팀 동료인 하와르 물라 모하메드의 의붓어머니도 실종되어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기자들을 숙연케 했다.

현재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폭탄 테러는 수니파가 시아파 사람들에게 가하는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 현상의 원죄는 후세인에게 있다. 후세인 시절, 한 줌의 수니파가 대다수인 시아파 국민들을 상대로 철권 통치를 했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이라크 축구팀에는 수니파 선수도 있고 시아파인 선수도 있다고 한다. 모쪼록 이번 아시안컵 우승이 두 종파간의 화합의 상징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라크에 평화가 있기를. 인류 최초의 문명이 태어난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이 평화롭게 흐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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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리뷰

스포츠 2007. 7. 29. 01:22
오늘 일본을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기면서 일단 한국의 아시안컵은 끝났다.

3위라는 비교적 준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일단 이번 대회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현재 지배적인 듯 하다.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6경기를 통털어 단 3골 밖에는 넣지 못한 황당하기 그지 없는 공격력..-_-;; 경기당 0.5골 총 전적은 결국 1승 5무 1패.. 이로 인해서 현재 국가대표팀 감독 베어백(일명 곰가방)은 각종 게시판에서 아프간 23인의 인질 못지 않게 까임을 당하고 있으며, 사임 압력이 높아가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생각이 다르다. 일단 곰가방 감독은 이번 아시안 컵에서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주었다. 바로 수비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득점과 똑같은 3골 밖에는 허용하지 않았다. 즉, 안 풀린 공격에 비해서 수비의 완성도는 대단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공격팀인 사우디, 이란, 일본 등을 상대로.

곰가방 감독의 수비 전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유기적으로 쓸 줄 아는 일자 4백, 오버래핑을 극도로 자제해서 사이드를 완전히 잠가버리는 양 윙백, 거의 수비수에 가까운 수비형 미드필더 2명. 문제는 이런 수비지향적인 전술을 아시안컵에서 썼다는 것이 되겠다. 그것도 인도네시아 같은 팀들에게. 그리고 너무 수비지향적인 미드필더 구성과 제대로 패스해 줄 수 없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로 인해서.. 공격에 투입되는 패스를 막장 뻥 패스의 대명사 김진규가 도맡아버렸다는 것...

사커월드 Cocu님의 베어백 전술 분석

위 글은 지난 월드컵 프랑스의 전술과 현재 곰가방의 전술을 비교해서 쓴 글인데, 상당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윗 글에서도 나와있지만 이 전술은 쉽지가 않다. 프랑스도 겨우 월드컵 후반기에나 완벽하게 소화된 정도이니까. 이런 베어백의 전술이 무승부가 아니라 승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1. 키핑 능력과 킬러 본능이 출중한 스트라이커 - 결국 이 역할을 조재진이 맡아서 현재 욕을 먹고 있다. 아무래도 킬러 본능의 부분에서는 조재진이 많이 부족하니까. 특히 상대의 수비를 부숴버리는 파괴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2.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좋은 패스를 뿌려줄 수 있어야 한다. - 이 역할을 김남일이 했어야 했는데, 부상으로 드러누워버려서.. 결국 손대호라는 선수를 쓸 수 밖에 없었는데 수비는 괜찮았지만 패스는 전혀 없었다.

3.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도 절묘한 타이밍에 오버래핑할 수 있는 윙백 - 김치우, 오범석 양 윙백은 이 부분에 한해서는 아시안 컵 내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고 생각한다. 오버래핑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오버래핑 할 때 만큼은 확실하게 마무리지어줄 줄도 알게 되었고.

아무튼, 3위라는 성적에 사실 만족할 수는 없다.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우승권이 되어야 하는 것이 한국 축구니까. 하지만, 베어백이 확실히 자신의 색깔을 갖고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보는 입장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하나만 두고 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보고 싶지만.. 구기 종목에서는 역시 언제나 수비가 강한 팀이 승리한다. 솔직히 2002년 월드컵 4강의 업적도 한국대표팀이 공격을 잘 해서 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니까. 일단 이 어린 수비진이 완성될 때까지는 베어백을 믿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적어도 수비진의 완벽한 세대 교체는 성공하는 셈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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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에 아디다스의 새로운 광고가 전파를 타고 있다. "Impossible is nothing" 시리즈인데, 축구의 데이빗 베컴, 농구의 길버트 아레나스, 그리고 여자 장대높이뛰기 챔피언 이신바예바 3명이 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광고이다. 현재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아픈 기억을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것이 비록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이미지 광고에 불과하지만 감동적이었다.

특히, 데이빗 베컴...


98년 월드컵 잉글랜드-아르헨티나 전은 나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에 잉글랜드를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베컴의 그 바보짓에 대해서는 엄청 분개(?)했던 기억도 있다. 그 다음 날 영국의 한 일간지는 헤드라인에 "10마리의 사자들과 한 명의 바보"라는 표현으로 베컴을 비난하기도 했었다. 물론 그 전에 오웬에게 연결되어서 골로 이어진 멋진 패스도 있긴 했지만...

사커라인 한준희 위원의 베컴에 관한 일곱 개의 단어라는 글에도 잘 나와 있지만, 월드컵 진출이 걸려있었던 그리스 전에서의 플레이는 대단했다. 멋진 프리킥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장면은 그 게임의 하일라이트이자 아마 베컴 개인적인 인생의 가장 멋졌던 순간 중의 하나이기도 했을 것이다. 베컴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겼기 때문에, 아마 맨유 시절의 트레블 만큼이나 기뻤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베컴은 사실 그 외모와 사생활이 그의 축구 커리어에는 상당한 마이너스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화려해보이는 그의 이미지는 사실 그의 축구 스타일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베컴의 축구는 화려하거나 우아하지는 않지만 부지런하고 투쟁적이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그야말로 그라운드의 노동자였다. 그런 피치위에서의 투쟁적이고 성실한 모습은 그의 아름다운 킥의 궤적만큼이나 나에게 감동을 주곤 했었다.

암튼, 그의 조금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로 자신의 그 지난 날들을 얘기하는 베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제는 더 이상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과 함께 그동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98년 월드컵 얘기라면 이미 그는 모든 사람에게서 용서를 받았다. 잉글랜드가 그 날 탈락한 것은 베컴만의 잘못은 아니니까. 그는 사실 잉글랜드 대표를 위해서 그 이상이 힘들 만큼 충분히 열심히 했다. 2002년과 2006년도 마찬가지. 오히려 잉글랜드 대표가 베컴에 대해서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암튼, 미국에서도 훌륭한 활약을 보여주길. 가끔 스포츠 뉴스의 하이라이트에서라도 볼 수 있기를..그리고 그동안 당신이 보여준 플레이에 대해서 무한한 감사를.... 베컴. 당신은 정말 훌륭한 축구선수였어.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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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라도나의 그 골(86월드컴 잉글랜드전)을 연상케 하는 골이다. 페인트는 전혀 쓰지 않고 약간의 방향전환과 볼 컨트롤로 수비수를 제치는 메시 특유의 드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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