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로퍼라는 가수가 있었다. 80년대에 마돈나와 정말로 필생의 라이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수였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전쟁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비교가 성립이 안 될 정도이다. 신디 로퍼는 90년대부터는 거의 활동이 미미했지만 그에 비해 마돈나는 아직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엄청난 거물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제 마돈나는 거의 팝음악의 역사, 지난 20년간 가장 영향력있는 여자 가수의 위치에 올랐지만, 신디 로퍼는 거의 잊혀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쥬크온이라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가 있다. 얼마전부터 유료(월 3000원 정도)로 쓰기 시작했는데, 아마 현재 온라인 음악 서비스 중에는 가장 많은 노래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고, 아주 만족하게 쓰고 있다. 하루는 신디 로퍼의 노래들이 듣고 싶어져서 검색을 해봤다. "Time After Time", "She Bop", "Girl Just want to have fun" 등의 정말로 주옥같은 신디 로퍼의 노래들이 모두 리스트에 나왔고, 아주 기쁘게 들었다. (이제 나는 유행은 더 이상 쫓아가질 못 하는 편이라,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들만 찾아서 듣는 편이다) 그러다가 "Body Acoustic"이라는 앨범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디 로퍼가 예전에 불렀던 노래들의 리메이크 버전들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인데, 2005년에 나온 얼마 되지 않은 앨범이다. 앨범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어쿠스틱 반주의 라이브 비슷한 성격의 앨범이다.


그 중에 "True Colors"를 듣고는 매우 감동을 받았다. "True Colors" 앨범에 실렸던 원곡도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했었고, 필 콜린스도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던 좋은 노래이다. 하지만, 이 "Body Acoustic" 앨범의 "True Colors"는 아주 특별한 것이 있다. 원곡에 비해서 어쿠스틱 반주(현악반주가 포함된)가 훨씬 신디의 보컬을 살려주는 것 같다. 이미 "Time After Time"을 들어보신 분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신디 로퍼는 "She Bop"과 같은 날카롭게 찔러대는 펑크 스타일의 보컬도 잘 하지만 차분하면서도 슬픈 보컬에도 매우 능하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로 외롭고 적막하고 슬프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이다. 하지만 원곡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신서사이저 반주에 조금은 묻히는 편인데, 이 앨범에서는 신디 로퍼의 목소리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에 그런 감정들이 더욱 더 잘 살아나는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노래는 가사가 매우 멋지다.


You with the sad eyes
슬픈 눈을 한 당신

don't be discouraged
용기를 잃지 마세요

oh I realize
전 알 수 있어요

It's hard to take couragein a world full of people
사람들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용기를 가지는 건 쉽지가 않죠

You can lose sight of it all
당신은 그 모든 꿈을 잃어버리고

and the darkness inside you can make you feel so small
당신 안의 어둠이 당신을 작게 느껴지게 할수 있어요

But I see your true colors shining through
하지만 나는 당신 안에서 빛나는 진짜 색깔을 볼 수가 있어요

I see your true colors and that's why I love you
나는 당신의 진정한 색깔을 보고, 그게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에요

so don't be afraid to let them show your true colors
그러니 당신의 진정한 색깔을 다른 사람 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true colors beautiful like a rainbow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당신의 진정한 색깔을

Show me a smile then
미소를 보여주세요

don't be unhappy
그리고 불행해하지 마세요

can't remember when I last saw you laughing
당신이 마지막으로 웃는 것을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if this world makes you crazy
세상이 당신을 미치게 해도

and you've taken all you can bear
당신은 참을수 있는 한 참아야 해요

you call me up
나를 부르세요

because you know I'll be there
저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거에요


물론 지금은 신디 로퍼라는 이름은 많이 잊혀졌다. 라이벌 마돈나가 너무나 큰 업적을 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니, 역시 좋은 노래는 잊혀질 수 없고 훌륭한 노래 실력 또한 묻힐 수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가수가 남기는 것은 자신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 동영상은 Body Acoustic은 아니고, Original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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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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