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 행성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황금가지





"
사실 우린 우리 동족들에게 속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알지 못해요. 우리 조상들은 곳에 오면서 연맹의 법을 지키겠다고 맹세했고, 법은 원주민이 사용하는 물건과 다른 많은 것들을 쓰지 못하게 했거든요. 문화금제라는 것이죠. 우린 때가 되면 당신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칠 작정이었어요. 바퀴 달린 수레라던가, 그런데 배가 떠나버렸죠. 여기에 남은 동족은 얼마 되지 않았고, 연맹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고, 무렵엔 당신네 부족들 사이에 적이 많았어요. 법을 지키면서 동시에 우리가 갖고 있던 , 알고 있던 바를 지키는 것은 힘든 일이었죠.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는 알고 있던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 지도 몰라요. 그것도 없는 일이었죠."

이 행성은 두 다른 부족이 있는데, 한 부족은 원주민이고 다른 종족은 발달된 다른 행성(지구?)에서 온 부족이다. 그런데 이 지구에서 온 부족은 이 "문화 금제" 때문에 원주민들과 다를 바 없이 살고 있다. 이 소설은 이 두 부족이 외부의 침략이라는 계기를 통해서 서로 융화되면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열게 된다는 얘기이다. 굉장한 상상력이다. 그리고 너무나 섬세하게 각 인물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나는 원래도 좀 그런 편이긴 한데, 아주 깊숙히 동화되어 버렸다.


그런데, 사실 하나 좀 납득이 안 되는 건 과연 "문화금제"라는 것이 지킬 수 있는 법인가 하는 것이다. 이들 부족이 아무리 유배를 왔다고 하나,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하지 않고, 쓰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 지구 상에서 인간은 적어도 기술, 도구라는 측면에서는 단 한번도 퇴보한 적은 없다. 무언가를 알게된 인간은 절대로 그 이전, 알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예전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가지고 살아가는 슬픈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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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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